한국과 브라질은 18일(한국시각) 브라질 쿠이아바의 아레나 판타나우에서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을 치른다. 월드컵의 결과를 예상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조별리그 1차전이라는 점에서 두 팀 모두 승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하지만 이 경기를 앞두고 두 팀이 선택한 승부수는 너무도 달랐다.
한국은 덥고 습한 쿠이아바의 기후에 대비하기 위해 미국 마이애미에서 전지훈련을 하며 빠른 적응에 나섰다. 반면 러시아는 예년보다 더웠던 모스크바에 머물며 선수들의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브라질에 입성한 뒤에도 한국이 경기 이틀 전 이동해 현지 적응 훈련을 한 것과 달리 러시아는 경기 전날 도착해 공식 훈련만 소화했다.
같은 환경에 대비하는 두 팀의 다른 결정에 두 나라 취재진의 관심도 상당했다. 17일 아레나 판타나우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두 팀 감독 모두 쿠이아바 기후에 적응하기 위한 각자의 노력에 대한 질문을 공통으로 받았다.
파비오 카펠로 감독은 브라질 기후에 적응할 시간이 부족했다는 러시아 취재진의 지적에 발끈했다. 그는 "당신도 모스크바에서 오지 않았느냐"고 되물으며 "우리가 훈련했던 모스크바는 기온이 32도나 됐다. 그 어느 곳보다도 더웠다. 쿠이아바는 모스크바에 비하면 덥지 않은 편"이라고 오히려 해당 기자를 나무랐다. 다만 해당 기자가 문의했던 높은 습도에 대한 답은 없었다.
'홍명보호'보다 하루 늦은 경기 하루 전 쿠이아바에 선수들을 이끌고 도착한 이유를 묻는 러시아 취재진에게도 강경하게 대응했다. 카펠로 감독은 "의료진과 충분한 협의를 통해 결정했다"면서 "선수들이 갑자기 전혀 다른 환경에 노출되면 혼란스러울 수 있지만 베이스캠프에서도 비행기를 타면 2시간이면 오는 만큼 하루면 충분하다"고 자신감을 선보였다.
그렇다면 카펠로 감독과는 전혀 다른 결정을 한 홍명보 감독의 생각은 어떨까. 홍 감독은 마이애미 전지훈련의 성과를 묻자 "이 곳에 와보니 생각 이상으로 습도가 높다"면서 "마이애미 전지훈련을 통해 선수들에게 내성이 생겼을 것"이라고 효과를 자신했다.
생각보다 덥지는 않아도 습도가 높은 쿠이아바의 기후는 선수들의 체력을 더욱 빨리 소진하게 만들 결정적인 요인이다. 한국과 러시아 모두 최근 경기를 통해 후반 들어 급격하게 체력이 떨어지는 약점이 지적됐던 만큼 쿠이아바에서 두 팀이 취한 서로 다른 선택이 경기 결과로 성패 여부가 갈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