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릅' 이완구, 문창극 사퇴 주장 초선 '진압' 시도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에 대한 반대 기류가 확산되고 있는 초선 의원들을 잇따라 만나 지도부의 입장을 전했다.

이 원내대표는 "의원들에게 지도부의 입장을 강요하지 않는다"면서도 문 후보자에 대한 문제제기에는 "절제된 언행과 처신이 필요하다"고 진압을 시도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의를 제기하는 초선 의원을 향해 눈을 부릅뜨는 등 내심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이 원내대표는 17일 당내 비례대표 모임인 '약지회 26' 의원들을 만나 전날 원내대표 회동에서의 쟁점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문 후보자와 관련한 최근 지도부의 입장을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언론에서는 제가 (초선 의원들을) 설득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완구는 그렇게 간단하게 사는 사람이 아니다. (의원들 모두) 다 헌법기관인데 설득하고 이해시키고 하는 졸렬한 짓은 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그러면서 "제가 원내대표지만 여러분들에게 저의 생각이랑 당의 입장을 강요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전당대회 도전 의사를 밝힌 김상민 의원이 "여기 계신 분들 중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바라지 않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고 전제한 뒤 "문 후보자는 위안부 배상할 필요가 없다고 하는데 일본 아베 정권이 고노담화를 통해 한일 역사전쟁을 선전포고했고, 국내적으로는 국가대개조·관피아 척결을 위해 대화합을 할 총리를 뽑아야할 상황이다. 그런데 계속해서 반복적인 총리 인선이 실패하고 있다. 그것을 지적하는 것"이라고 반기를 들었다.

김 의원은 청문회까지 가야한다는 지도부의 입장을 겨냥해 "절차상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청문회가 후보자 검증이 아니라 정치적 공방이 될 것이고, 표결까지 가서 새누리당이 분열되는 모습이 나올 것이며 나아가 7.30 재보선이 문 후보자 찬반 투표로 가서 박 대통령의 레임덕이 오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것들을 걱정하는 초선들을 '초선 반란', '소수의 입장'으로만 받아들이고, (다수 의원이) 문 후보자를 반대하는 데도 (지도부가 문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강행하는 것은…"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이 원내대표가 말을 끊고 "한 번도 (문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강행했거나 강요했거나 심지어 설득하려고도 하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눈을 부릅뜨고 김 의원을 향해 "원내대표로서 객관적 장을 만들려고 노력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원내대표는 "김 의원의 말에 조금의 이의도 없다. 하지만 저도 40년 공직생활을 한 사람으로 그런 정도는 김 의원이 말하지 않아도 생각하고 있다고 봐야겠죠"라고 맞받아쳤다.

이어 "예컨대 7.30 재보선 문제, 이에 대한 파장도 고려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가 제대로 유지되려면 절차적 민주주의, 성숙된 민주주의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 서 있다는 점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또 "문 후보자 문제는 순리대로 갈 것"이라며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순리와 합리, 국민의 뜻과 의원들 뜻에 따라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의 태도를 지적했다. 이 원내대표는 "한 울타리 속에 있는 사람들이 밖에 대고 소리치는 것이 어떨까 하는 문제를 한 번 생각해 봐야 한다"며 "저도 할 얘기가 많다. 하지만 절제된 말씀, 절제된 처신 그것이 바로 공당의 집권 여당 대표 입장이 아니겠느냐"고 당내에서 지속적으로 문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요구한 김 의원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약지회 간사인 강은희 의원의 요청으로 오전 9시 공식 회의에 앞서 잠깐 국회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들렀지만, 초선 의원들의 거듭된 질문과 이에 대한 답변을 하느라 9시가 조금 넘어서까지 입장을 전달하고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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