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먼저 "저희 새정치연합 입장에선 이제 인내의 한계에 왔다"며 "과연 새누리당이 원구성 협상을 서둘러 국회를 제대로 운영할 생각이 있는지 진정성에 의심이 간다"고 선제공격을 했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17대 집권 여당 시절을 언급하며 "당시 과반 의석을 가진 집권 여당이었는데 저희가 양보를 많이 한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좀 더 양보할 걸 하는 생각이 든다"며 "새누리당이 어머니 아버지와 같은 심정으로 이제는 포용을 하실 때가 되지 않았느냐"고 뼈 있는 말을 던졌다.
이에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태생이 충청도라서 좀 느리다. 여유롭고 여백을 남겨놓으며 가보려 한다. 박 원내대표 말대로 집권 여당이므로 가능한 한 양보하고 배려하는 스탠스를 계속 유지하겠다"며 "조금 짜증나고 화내도 웃겠다"고 야당을 끌어안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어 "박 원내대표가 설사 거친 말씀, 심한 말씀 주셔도 끝까지 웃음 잃지 않고 박 원내대표를 모시고 선진화된 국회, 성숙한 국회, 여유가 흐르는 국회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이 원내대표는 또 "원내대표라는 자리가 원내를 대표하는 자린데 의견을 수용하는 과정이 대단히 곤혹스럽다. 고통스러운 것도 있지만 다 녹여내면서 끝까지 타협의 산문을 만들겠다. 야당 탓은 안하겠다"고도 했다.
박 원내대표는 충청도 출신이라 여유를 가지겠다고 한 이 원내대표에게 '충청론'으로 맞받았다. 그는 "아무리 충청도 분이라 하더라도 세월호 국조 특위만큼은 유가족에게 상처 주면 안 되기 때문에 약속을 지켜주셨으면 한다"고 요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새누리당 심재철 특위 위원장이 6월 30일에 기관보고를 하자고 주장하고, 새정치연합 김현미 간사는 7월 4일에 하자고 주장해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유가족이 찾아와서 그럼 그 사이에 기관보고를 하자고 제안해서 제가 받아들이겠다고 했다"며 "그런데 갑자기 새누리당 조원진 간사가 6월 23일부터 하자고 말을 바꿔 김현미 간사가 굉장히 화가 났다고 하더라. 이 원내대표가 조절을 잘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 원내대표도 "월드컵이 세월호 문제에 비할 수 있느냐, 월드컵 때문에 기관보고를 늦추는 것은 거북스럽다는 것이 당내 분위기"라며 월드컵 기간과 상관 없이 기관보고를 일찍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가 "이건 충청도(식)은 아니네요"라며 여유를 강조한 이 원내대표가 오히려 일정 보고를 빠르게 재촉하는 것을 비꼬았다. 이어 "가족들 중재안이 제일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이 원내대표는 "가족들이 날짜까지 개입하는 것은 좀 그렇다"고 언짢은 기색을 내비쳤다.
이에 박 원내대표는 "유가족들이 오죽 답답하면 그랬겠느냐. 이 원내대표도 만날려고 했는데 문창극 총리 후보자 때문에…"라고 말하자 이 원내대표가 "그만"이라며 막아섰고 협의를 비공개로 전환했다.
국조 기관보고 일정을 두고 여전히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다시 한 번 회동을 가지고 국회 일정과 원 구성 등을 논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