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군에 맞선 시아파 민병대, 이라크 분열 부채질

급진적 종파주의 무장투쟁 전력…수니파에 맞서 세력 규합

급진 수니파 무장세력 '이라크·레반트 이슬람 국가'(ISIL)의 진격에 맞서 일어선 시아파 민병대가 이라크 분열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AP통신이 15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는 지난 13일 시아파 최고 성직자 알리 알시스타니가 금요 합동예배에서 ISIL에 대항해 봉기하라고 촉구한 뒤 수도 바그다드를 비롯한 시아파 중심지에 속속 집결하고 있다.

ISIL에 맞선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급진적 종파주의 노선을 걸어온 시아파 무장세력의 과거 행적을 볼 때 이라크의 갈등을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다.


시아파 무장세력은 2006∼2007년 수니파 무장세력과 대치하며 수없는 보복 공격으로 이라크를 내전 직전까지 내몰았다.

2011년말 미군이 철수하기 전에는 미국을 상대로 수차례 테러를 감행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 및 레바논의 시아파 헤즈볼라와 연계해 현지에서 수니파 무장세력과 교전을 벌여왔다.

이 중 일부는 서부 안바르주와 바그다드 북부 등지로 확대되고 있는 ISIL에 맞서기 위해 귀국한 상태다.

시아파 알누가바 민병대 대변인인 아부 와레스 알모사위는 "ISIL을 지원하거나 지지하는 모든 이가 테러리스트"라며 "절대 ISIL이 이라크를 통치하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며 ISIL 지원자 모두를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보 소식통에 따르면 시아파 무장조직은 수개월 전부터 정부군 편에서 ISIL과의 교전을 지원해왔다.

시아파 정권을 이끄는 누리 알말리키 총리는 2008년 남부 도시 바스라에서 시아파 마흐디(구세주) 민병대 진압에 나서며 '시아파 총리'를 넘어 국가 지도자의 면모를 보이기도 했지만 이제는 공공연히 시아파 민병대 지도자들을 만나고 있다.

시아파 무장조직 바드르의 수장인 하디 알아미리 교통장관은 현재 바그다드 북동부 디얄라주에서 벌어지는 교전을 지휘하며 알말리키 총리를 지원하고 있다.

시아파 극단주의 세력인 아사이브 아흘 알하크에 소속된 23세 무장대원은 "나는 나의 믿음과 국가와 성지를 위해 싸운다"고 말했다.

시아파 집결이 계속되자 알시스타니는 14일 이라크의 화합을 해치는 분리주의나 민족주의 행위를 경고한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으나 시아파 민병대의 세력 규합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수니파 국회의원인 살림 알주부리는 "시아파 민병대의 결집과 확산은 이라크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며 "ISIL도 반대지만 시아파 민병대도 반대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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