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간판 스트라이커 카림 벤제마가 '아트사커의 전설' 지네딘 지단의 계보를 이어갔다.
지단이 1998년 프랑스 대회 결승전에서 2골을 넣은 이후 월드컵 무대에서 프랑스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멀티 골'을 넣은 첫 번째 선수가 됐다.
벤제마는 16일(한국시간)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리에서 개최된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E조 온두라스와의 첫 경기에서 2골을 몰아넣어 프랑스의 3-0 대승을 이끌었다.
벤제마는 월드컵 데뷔 무대인 이번 경기에서 전반 42분 페널티킥을 통해 첫 골을 넣었다. 후반 27분에는 슈팅 각도가 없는 오른쪽 사각지대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때려 골망을 흔드는 놀라운 장면을 연출했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 결승전에서 브라질을 상대로 2골을 넣으며 우승을 이끌었던 지단 이후 프랑스 선수 중 월드컵 무대에서 멀티 골을 기록한 선수는 없었다.
벤제마는 자신의 월드컵 데뷔 무대에서 프랑스의 월드컵 역사에 작게나마 자신의 이름을 남겼다.
벤제마는 지단과 같은 알제리계로 평소 지단을 존경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9년 여러 구단의 이적 제의를 뿌리치고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는 데 있어 지단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프랭크 리베리가 부상으로 빠진 프랑스로서는 지단의 등번호 10번을 물려받은 벤제마의 활약이 더욱 절실히 필요하다.
벤제마는 경기 후 해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선수들 모두가 결과에 만족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벤제마는 사실상 해트트릭을 기록한 것이나 다름없다. 후반 2분 벤제마가 때린 공이 골 포스트를 맞은 뒤 온두라스의 바예다레스 손에 맞고 골 라인 안으로 넘어간 것이다. 1초에 500번을 촬영하는 초고속 카메라로 구성된 골 라인 판독기를 통해 이 골은 바예다레스의 자책골로 기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