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이라크 정부군과 시아파 민병대는 바그다드 북쪽 100km 지역에서 ISIL과 대치중이다. 이라크군은 "지난 사흘간 전열을 가다듬고 시아파 민병대의 도움을 받아 이샤키와 둘루이야 등에서 ISIL을 격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 지역에서 ISIL은 정부군을 처형하는 장면 등을 인터넷에 올려 공포감을 조성하고 있다.
이라크 정부군의 반격이 시작된 가운데 미국은 항공모함을 이라크 인근 걸프 해역으로 이동시켰다.
미 국방부는 전날 아라비아해 북부에 있던 니미츠급 항공모함 조지HW부시함을 이라크 인근 페르시아만으로 이동하도록 명령했다고 밝혔다. 이 항공모함에는 'F/A-18 슈퍼호넷' 전투기 4개 편대를 포함해 통상 56대의 고정익 전투기가 배치돼 있다.
또 미사일순양함 '필리핀 시'와 미사일구축함 '트럭스턴'이 함께 이동한다고 밝혔다. '필리핀 시'와 '트럭스턴'에는 토마호크 순양 미사일을 비롯한 각종 미사일을 각각 122발과 96발까지 장착할 수 있다.
국방부는 구체적인 임무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공습 수행과 정찰 비행, 수색, 해난 구조, 병력 소개 등 다양한 작전에 즉각 투입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지HW부시함의 이동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라크에 지상군 투입을 제외하고 모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힌 이후 나온 조치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조만간 국가안보팀으로부터 다양한 방안을 보고 받은 뒤 최종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도 이라크 정부군을 돕겠다며 이라크에 병력을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란 혁명수비대 민병조직인 '바시즈' 병력 1500명이 이라크 동부 디얄라주의 카나킨 지역에, 또 다른 병력 500명은 이라크 와시트주의 바드라 자산 지역에 각각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미국과 이란이 반ISIL 공조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그동안 숙적 관계인 미국과 이란이 이라크 사태를 계기로 ‘같은 배’를 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테러 집단을 응징하기 위해 미국이 행동에 나선다면 협력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라크에 군사적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지상군 투입은 없다고 못 박았던 만큼 미국의 공군과 이란의 지상군간의 협공이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두 나라간 불신의 벽이 높아 실제 군사적 보조를 맞출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