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15일(한국 시각) 브라질 헤시피 아레나 페르남부쿠에서 열린 코트디부아르와 '2014 브라질 월드컵' C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전반 16분 혼다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후반 연속골을 내주며 1-2 역전패를 안았다.
특히 혼다는 일본 축구 역사를 새로 썼지만 빛이 바랬다. 혼다는 일본 선수 최초로 월드컵에서 두 대회 연속골의 기록을 세웠다. 두 대회에서 골을 넣은 것도 일본 최초다. 4년 전 남아공 대회에서 혼다는 카메룬과 조별리그에서 결승골을 터뜨려 1-0 승리를 이끈 바 있다. 일본의 월드컵 사상 첫 원정 대회 승리였다.
여기에 혼다는 두 대회 연속 생일 자축포를 터뜨렸다. 카메룬과 경기는 꼭 4년 전인 2010년 6월 14일(현지 시각)로 자신의 생일(13일) 다음 날이었다. 코트디부아르와 경기를 앞두고도 혼다는 "내 28번째 생일을 승리로 장식하겠다"며 각오를 다진 바 있다.
전반까지만 해도 혼다의 꿈은 이뤄질 듯 보였다. 전반 16분 혼다는 상대 골 지역 왼쪽에서 강력한 왼발 대포알 슛을 날려 골문 왼쪽을 갈랐다. 골키퍼가 손도 쓸 수 없을 만큼 빠르고 정확했다. 월드컵 두 대회 연속이자 통산 세 번째 골이었다.
만약 그대로 경기가 끝나면 4년 전 남아공 때처럼 기분 좋은 서전 승리가 될 터였다.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에서 일본(46위)보다 두 배 높은 대어를 잡을 기회였다.
▲드로그바 투입에 와르르 무너진 日
그러나 혼다의 남아공 데자뷰는 후반 처참하게 무너졌다. 전반 좀처럼 동점골을 넣지 못했던 코트디부아르의 무서운 반격에 일본이 무너졌다.
전반을 뒤진 코트디부아르는 후반 17분 간판 공격수 디디에 드로그바(갈라타라사이)를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특급 스타의 등장에 일본이 긴장했고, 급격하게 분위기가 바뀌었다.
드로그바 투입 2분 만에 월프레드 보니(스완지시티)가 동점골을 터뜨렸다. 후반 19분 서지 오리에(툴루즈)가 상대 지역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절묘하게 머리로 밀어넣었다. 잔디 위를 미끌어져 넘어지면서 넣은 그림같은 헤딩골이었다.
코트디부아르의 기세는 거침이 없었다. 동점골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곧바로 역전골이 나왔다. 2분 만에 제르비뉴(AS로마)가 역시 오리에의 오른쪽 크로스를 머리로 방향을 바꾸면서 골문을 갈랐다.
결국 일본은 드로그바를 앞세운 코트디부아르의 공세에 밀리며 분루를 삼켰다. 일본과 혼다로서는 2010년 아프리카 팀을 상대로 기쁨을 맛봤지만 4년이 지나 아프리카 팀에게 호되게 당한 셈이었다.
1패를 안은 일본은 오는 20일 오전 7시 그리스와 조별리그 2차전을 펼친다. 그리스는 앞서 콜롬비아와 첫 경기에서 0-3 완패를 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