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월드컵 챔피언 이탈리아, 축구 종주국 잉글랜드,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의 틈에 껴 초라해보였던 코스타리카가 '죽음의 조' 라이벌들에게 강한 메시지를 던졌다.
축구 모른다고.
지난 해 12월 2014 브라질월드컵 조 추첨이 끝나자 전 세계 축구 팬들은 D조를 '죽음의 조'라고 지목했다. 현재 기준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상위 10위 팀들이 대거 몰렸다. 우루과이(7위), 이탈리아(9위) 그리고 잉글랜드(10위)까지. 상대적으로 코스타리카(28위)에 대한 주목도는 떨어졌다.
하지만 코스타리카가 대회 첫 경기에서 승점 3점을 따내면서 이변의 시작을 알렸다. D조에서 FIFA 랭킹이 가장 높은 우루과이를 제물로 삼았다.
코스타리카는 15일(한국시간) 브라질 포르탈레자의 에스타디오 카스텔라오 경기장에서 열린 D조 우루과이와의 경기에서 0-1로 뒤진 후반 중반 3분 사이에 2골을 몰아넣는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해 최종 스코어 3-1 역전승을 거뒀다.
우루과이의 우세가 예상된 경기였다. 우루과이로서는 간판 스타 루이스 수아레스의 부상 공백 그리고 디에고 포를란의 컨디션 난조가 변수였지만 그래도 전력은 탄탄했다. 상대 전적에서 6승2무로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출발은 좋았다. 우루과이는 전반 24분 에딘손 카바니의 페널티킥 골로 기선을 제압했다.
그러나 코스타리카의 반격은 놀라웠다. 후반 9분 만 21세의 유망주 조엘 캠벨이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만들었고 3분 뒤에는 오스카 두아르테가 그림같은 다이빙 헤딩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코스타리카는 후반 39분 골키퍼를 우롱하는 마르코스 우레나의 절묘한 골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우루과이는 패배 위기에서도 수아레스를 투입하지 않았다. 그만큼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우루과이는 실력에서도, 매너에서도 졌다. 후반 추가시간에 발끈한 막시밀리아노 페레이라가 캠벨을 발로 가격해 레드 카드를 받았다. 격투기의 로우킥을 연상케 하는 몹쓸 행동이었다.
페레이라의 퇴장으로 우루과이의 전력 누수는 더 커졌다. '죽음의 조'는 혼돈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