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4골 차 완패를 당한 '디펜딩 챔피언' 스페인은 과연 극적으로 부활해 16강 토너먼트에 합류할 수 있을까?
우크라이나의 축구 영웅 안드레이 쉐브첸코에게 물어보면 어떨까.
ESPN에 따르면 월드컵 역사상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4골 차 이상의 완패를 당한 팀이 16강에 오른 것은 2006년 우크라이나가 유일하다.
우크라이나는 2006년 독일월드컵 조별리그 H조 첫 경기에서 0-4로 졌다. 공교롭게도 그 당시 우크라이나에게 굴욕적인 패배를 안겨준 팀은 다름 아닌 스페인이었다.
우크라이나는 첫 경기 패배 이후 사우디아라비아를 4-0으로, 튀니지를 1-0으로 각각 꺾고 최종 전적 2승1패를 기록해 3연승을 기록한 스페인에 이어 조 2위를 차지했다.
팀의 운명이 걸렸던 튀니지와의 경기에서 페널티킥 결승골을 넣은 선수는 우크라이나 사상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는 쉐브첸코였다.
이후 우크라이나는 16강에서 당시 판정 논란 속에 한국을 제치고 16강에 오른 스위스를 승부차기로 제압하고 8강까지 진출했다. 8강에서는 대회 우승팀 이탈리아에게 무릎을 꿇었다.
스페인은 14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에서 열린 대회 B조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네덜란드에 1-5로 패했다.
승점을 쌓지 못한데다 골득실도 '-4'가 됐지만 남은 경기가 객관적인 전력상 한수 아래로 여겨지는 칠레와 호주이기 때문에 충분히 반등을 노릴 수 있다.
스페인은 오는 19일 칠레와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르고 24일 호주와 최종전을 치른다. 델 보스케 감독으로서는 남은 기간 어떻게 팀 분위기를 되살리느냐가 관건이다.
한편, 스페인이 월드컵에서 4골 이상을 허용한 것은 브라질에게 1-6으로 졌던 1950년 이후 처음이다. 또한 역대 월드컵에서 전 대회 우승팀이 개막전에서 5골을 허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페인에게는 충격적인 완패다. 스페인은 지난 2006년과 2010년 대회에서 총 11경기동안 총 6골 밖에 내주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경기에서만 5골을 허용했다.
그러나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
월드컵 역사상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패한 팀이 대회 우승을 차지한 경우가 있었다. 한 번 있었다. 바로 스페인이다. 스페인은 2010년 남아공 대회 첫 경기에서 스위스에 0-1로 졌지만 이후 승승장구해 정상에 올랐다.
▲로빈 반 페르시 '네덜란드 축구 역사를 썼다'
반면, 네덜란드는 화려한 골 잔치를 벌이며 기분좋은 기록들을 쌓았다.
나란히 2골씩을 몰아넣은 로빈 반 페르시와 아르연 로번은 진기록을 세웠다. 한 팀에 속한 두 선수가 월드컵 경기에서 멀티골을 넣은 것은 1998년 이후 처음이다. 1998년 프랑스 대회에서 브라질의 호나우두와 삼파이우가 칠레전에서 나란히 멀티골을 넣은 바 있다.
또한 반 페르시는 네덜란드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3개 대회(2006, 2010, 2014)에서 골을 넣은 선수가 됐다.
반 페르시는 이날 자신의 A매치 44, 45번째 골을 넣었다. 반 페르시는 패트릭 클루이베르트(40골), 데니스 베르캄프(37골) 등을 넘어 역대 네덜란드 선수 사상 A매치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선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