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와 스페인이 14일(한국시간) 브라질 사우바도르의 아레나 폰테 노바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B조 첫 경기에서 맞붙었다. 작년 12월 조 추첨이 끝난 뒤 전 세계가 기다린 희대의 빅 매치다.
두 팀은 4년 전 남아공 대회에서 우승을 놓고 다퉜다. 스페인이 네덜란드를 1-0으로 꺾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4년 만에 다시, 토너먼트도 아닌 조별리그에서 만났다. 월드컵 역사상 전 대회 결승전에서 맞붙은 팀들이 다음 대회 조별리그에서 만난 것은 처음이다.
4년을 기다린 복수는 달콤했다. 네덜란드는 나란히 2골씩 몰아넣은 로빈 반 페르시와 아르연 로번을 앞세워 '디펜딩 챔피언' 스페인을 5-1로 완파했다.
출발은 스페인이 좋았다. 전반 26분 브라질 출신의 귀화 선수 디에고 코스타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사비 알론소가 성공시켜 선제골을 뽑았다.
전화위복이었다. 이후 네덜란드는 완전히 각성했다.
반 페르시가 포문을 열었다. 전반 44분 중앙선 부근에서 올라온 블린트의 롱 크로스를 다이빙 헤딩슛으로 연결, 스페인의 간판 골키퍼 카시야스의 키를 넘기는 환상적인 골을 뽑아냈다.
네덜란드는 후반 8분 전세를 뒤집었다. 블린트의 전진 패스를 받은 로번이 수비수들을 제치고 강력한 슈팅을 날려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19분에는 스테판 데 브리가 세트피스 상황에서 골을 넣어 점수차를 벌렸다.
네덜란드는 멈추지 않았다.
반 페르시는 후반 27분 백패스를 받은 카시야스의 불안한 볼 터치를 놓치지 않고 공을 가로채 여유있게 골문 안으로 차 넣었다. 로번은 후반 35분 역습 상황에서 무적 함대를 무너뜨리는 쐐기골을 넣었다.
스페인이 월드컵에서 한 경기 3골 이상을 허용한 것은 1950년 브라질에게 1-6으로 패한 이후 처음이다. 64년 만에 다시 나온 굴욕적인 패배다. 스페인의 대표 골키퍼 카시야스도 잊을 수 없는 밤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