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후보자는 서울대 박사학위 논문에서 "한국은 미국과의 관계에서 총체적으로는 덕을 봤다"고 평가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13일 서울대에 따르면 문 후보자는 1993년 2월 '한·미 간의 갈등유형 연구'란 주제의 논문으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 논문은 한국전쟁 이후부터 문민정부가 들어서기 전인 1992년까지의 한·미 관계와 양국이 겪었던 정치·안보·경제·로비 측면에서의 갈등사례를 다뤘다.
문 후보자는 논문에서 "한미관계는 미국의 호의나 배려 아니면 미국이 한국을 이용하기 위한 수단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서로 국가이익의 판단에 따라 형성됐다"고 전제했다.
예컨대 미국은 6·25 이후 한국에 민주주의가 정착할 수 있도록 개입하면서 한국전쟁 참전의 명분을 찾았다고 봤다.
그러나 5·16 쿠데타와 같은 정치적 혼란이 빚어지면 이를 되돌리려고 할 경우 더 큰 불안정을 가져와 북한에 남침의 빌미를 줄 것을 우려해 묵인하는 행태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우리 국민은 미국이 비민주적 정권을 인정한 데 대해 배신감을 느꼈는데 이는 미국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인의 시각이 잘못된 것이라고 문 후보자는 주장했다.
이런 식의 반미감정이 고개를 든 대표적인 사례로 '1980년 광주'를 꼽았다.
그는 "(군부의 무력진압을 용인한) 미국의 정책은 과거의 대한(對韓) 정책 노선과 다를 바 없었다"며 "문제는 한국인의 시각이었다. 한국인은 미국을 냉철한 국제관계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감정적으로 봤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시 한국 정부나 국민은 미국으로부터 최대한 도움을 받으려고 하면서 (미국의 개입 등) 이 관계에서 오는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는 최소화하려고 했다"며 "이는 미국으로부터 열매는 따먹되 대가는 지불하지 않으려는 불균형적 인식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약소국인 우리가 미국 때문에 잘못될 수밖에 없다는 식의 논리는 핑곗거리는 되겠지만 나라를 바로 세우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문 후보자는 2011∼2012년 교회 강연에서 "6·25를 왜 주셨냐 미국을 붙잡기 위해서 하나님이, 돌아보면 미국을 붙잡기 위해 주셨어요" 등의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을 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