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전쟁성폭력 국제회의서 위안부문제 반성촉구

조태열 외교차관 "진정한 반성과 책임 있는 행동 나서야"

한국 정부가 12일(현지시간) 런던에서 열린 '전쟁 성폭력 종식을 위한 국제회의'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진정한 반성과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했다.

조태열 외교부 제2차관은 115개국 정상과 각료 등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국제회의(10~13일) 주제토의에서 "지난 세기에 있었던 위안부 문제 같은 끔찍한 범죄가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며 "잘못의 당사자인 일본 정부는 책임을 인정하고 이에 따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 차관은 "위안부 피해자들은 지금도 한국과 세계 여러 곳에서 인간 존엄성을 되찾을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평생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며 "과거 잘못에 대한 일본의 책임을 인정하고 행동에 나서는 것은 비극의 재발을 방지하는 필수요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군 위안부 문제는 지난 세기에 있었던 가장 끔찍한 전쟁 성폭력 사례라며 과거 범죄에 대한 진정한 반성과 충분한 책임규명 없이는 인류가 염원하는 성폭력 없는 세상을 만들어 나갈 수 없다고 호소했다.

전쟁 성폭력 종식을 위한 국제사회의 대응방안과 관련해 피해국 정부의 역량 강화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 시민사회가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분쟁 해결 및 평화구축 과정에서 여성의 목소리가 반영되도록 여성의 참여를 확대하고 여성 피해자들의 참여도 보장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는 이와 관련 유엔 안보리를 통해 분쟁 피해국 여성의 사회 참여를 강조하고 있으며, 양성평등 증진을 위한 공적개발원조(ODA) 지원 사업과 성 평등 관련 국제기구 평화사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대표단이 참석한 이날 주제 토의에는 일본 대표단은 참석하지 않았으나 일본 취재진이 몰려 일본군 위안부 관련 발언에 큰 관심을 보였다.

조 차관은 저스틴 그리닝 영국 국제개발장관이 주재한 이날 행사에서 주제발표 직후 발언권을 얻어 한국 정부의 의견을 발표했다.

영국 정부를 비롯한 '전쟁 성폭력 방지 이니셔티브'(PSVI) 참여국들이 주도하는 이번 회의는 내전과 분쟁의 혼란 속에서 자행되는 성폭력과 여성 학대에 맞선 근절책을 모색하는 자리로 관심을 끌고 있다.

'행동해야 할 때'(Time to Act)라는 구호를 내건 이번 회의는 전쟁 성폭력에 대한 처벌 문화 확립과 실질적인 방지장치 마련, 피해자에 대한 국제지원 확대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13일 폐막행사에서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영상메시지를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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