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언론은 12일 모디 총리가 전날 연방하원에서 한 첫 연설에서 집권당인 인도국민당(BJP) 간부 등 일부 정치인들이 성폭행 사건을 두고 한 발언을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일부 정치인들은 지난달 말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바다운 지역에서 10대 사촌 자매 성폭생 및 살해사건이 발생한 이후 "TV 등 매체에서 야한 장면이 많이 나오는 게 성폭행 원인이다", "성폭행은 우연히 일어난다" 등의 발언을 했다.
인도에선 정치인들이 성폭행을 두고 '문제성' 발언을 하는 경우가 잦다.
모디 총리는 연설에서 "여성 존중과 보호를 국정 우선 과제 중 하나로 삼겠다"고 역설했다.
이어 "(성폭행과 관련해) 그런 발언을 하는 게 타당한가"라고 되묻고 "(정치인들이) 여성의 존엄성을 놓고 장난을 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는 반성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도에선 수도 뉴델리에서 2012년 12월 귀가하던 23세 여대생이 심야버스에서 집단 성폭행을 당하고 치료도중 숨지고 나서 성폭행 처벌이 강화됐지만, 여성경시 관행 등으로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인도 일간지 '더힌두'는 지난 9일 밤 우타르프라데시주 하미르푸르 지역의 한 경찰서 경내에서 주부가 경찰관 3명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고 12일 전했다.
피해자 신고로 경찰관 1명은 이틀 뒤 체포됐고 다른 경찰관 2명은 도주했다. 피해 여성은 뇌물 2만 루피(34만 원)를 주면 구금된 남편을 풀어주겠다는 말을 듣고 경찰서를 찾았다가 봉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같은 주 모라다바드 지역 경찰은 12일 19세 소녀가 나무에 매달려 숨졌다는 신고가 접수돼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피해자가 성폭행을 당한 뒤 교살 됐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이 주의 바라이크 지역에서는 45세 여성이 11일 성폭행을 당한 뒤 나무에 매달려 숨진 채 발견됐다고 가족들이 다음날 경찰에 신고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용의자 4∼5명을 체포, 조사중이다.
인구 2억 명으로 인도 내 29개 주에서 가장 많은 우타르프라데시의 아킬레시 야다브 주총리는 관내에서 성폭행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인권단체 등으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고 있다.
인권단체들은 주총리가 여성보호에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경찰도 제대로 장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