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중국 전투기가 자위대기에 근접 비행했다며 항의하자 중국 정부는 '적반하장'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사이키 아키타카(齊木昭隆)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은 12일 청융화(程永華) 주일 중국대사를 외무성으로 불러 엄중 항의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사이키 차관은 청 대사에게 "우발적 사고로 이어질지 모르는 사안으로, 일본 정부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한 중·일 방위당국간 연락체제 구축을 거듭 요구했다.
이에 대해 청 대사는 사이키 차관을 만난 후 기자들에게 "중국이 조사한 사실관계와 다르다"면서 " 항의는 받아들일 수 없으며 오히려 일본에 항의했다"고 밝혔다.
중국 국방부 역시 이날 겅옌성(耿雁生)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내고 "일본이 지난달 24일에 이어 또다시 사실관계를 조작해 중국의 군사위협을 과장하고 있다"며 "이는 사실을 무시하고 흑백을 전도하는 것으로 완전히 적반하장에 속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국방부는 "중국 공군 T-154 전투기가 11일 오전 10시 17~28분께 정상 비행을 하던 중 일본의 F-15 전투기 2대가 접근함으로써 가장 가까운 거리가 30m밖에 되지 않았다"면서 "이는 중국의 비행 안전에 엄중한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이어 "그날 오전 일본 자위대 YS-11EB와 OP-3 정찰기 1대가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에서 정찰 활동을 함으로써 중국 공군 역시 젠-11 전투기 2대로 150m 이상 거리를 두고 대응했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일본 조종사들의 행위는 위험한 것으로, 명확히 도발적 성격을 갖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국방부는 그 근거라며 일본 해상자위대 전투기의 사진과 영상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정례브리핑에서 "일본 비행기가 중국 비행기에 위험한 행동을 했기 때문에 빚어진 것"이라면서 "일본은 남에게 잘못을 뒤집어 씌우고 말을 함부로 지어내 중국 위협론을 퍼뜨리고 있다"고 말한 뒤 결연한 반대와 강력한 항의를 표시했다.
그는 "일본이 이렇게 적반하장격으로 행동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며 일본의 군비확장 의도와 관련이 있다"면서 일본 측에 그 의도를 국제사회에 솔직하게 설명하라고 촉구했다.
일본 방위성 간부는 참의원 외교방위위원회에서 11일 오전 11시와 정오께 항공자위대와 해상자위대기에 '이상 접근'한 중국 전투기는 지난달 24일 동중국해에서 자위대기에 근접비행한 전투기와 동일한 기체라고 밝혔다.
중국과 일본은 지난달 24일 동중국해 공해 상공에서 일본 자위대 군용기 2대와 중국군 전투기가 30m까지 접근하는 긴박한 상황이 전개돼 상대국을 비난하는 공방전을 벌였다.
일본 정부는 11일에도 도쿄와 베이징의 국장급 채널을 통해 항의했으나 두 번이나 비슷한 사안이 벌어진 것을 중시, 항의 수준을 차관급으로 격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