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무장단체, 모술 이어 티크리트까지 장악(종합)

모술 주민 50만 명 피란길…터키 총영사 등 48명 납치

이라크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가 북부 모술에 이어 11일(현지시간) 살라헤딘 주의 티크리트까지 장악했다.

현지 경찰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날 AFP 통신에 "티크리트 전체가 무장단체의 수중에 들어갔다"면서 무장세력은 교도소의 죄수 300여 명을 풀어줬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무장단체가 북쪽과 서쪽, 남쪽에서 진격해 왔다며 모두 알카에다에서 퇴출당한 무장단체인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 소속이라고 덧붙였다.

ISIL은 전날 제2의 도시인 북부 니네바 주의 주도 모술을 장악한 데 이어 하루 만에 살라헤딘 주까지 통제력을 넓혔다.

ISIL은 이날 트위터에서 "니네바 주에서 나가고 들어오는 모든 길을 완전히 장악했다"면서 "축복받은 침략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담 후세인의 고향인 티크리트는 북부 모술과 수도 바그다드의 중간 지점에 있다.

올해 초 ISIL의 수중에 넘어간 서부 안바르 주의 주도 라마디 일부와 팔루자 전체에 이어 니네바와 살라헤딘 주까지 정부가 통제력을 잃은 주만 해도 전체 18개 주 가운데 3개에 달한다.

북부 3개 주가 쿠르드자치정부 관할인 점을 감안하면 ISIL이 이라크 중앙정부 관할 지역 가운데 30%를 사실상 장악한 셈이다.


시아파인 누리 알말리키 총리는 전날 비상사태 선포를 위해 의회에 긴급 회의 소집을 요청하는 한편 전 군경에 최대의 경계 태세를 지시했지만 ISIL의 기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키르쿠크 주 남부에서도 ISIL과 정부군의 교전이 벌어지는 등 4개 주에서 정부 군경과 ISIL의 대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키르쿠크에서는 이날 ISIL 무장세력이 이라크 군경 15명을 처형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상황이 급박해지자 이라크 정부는 전날 무장세력에 저항하는 일반 시민에게 무기와 장비 지원을 약속하며 민병대 구성을 촉구한 데 이어 이날은 북부 쿠르드자치정부(KRG)에 협조를 요청했다.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유럽연합(EU)-아랍연맹(AL) 외무장관회의에 참석한 호시야르 제바리 이라크 외무장관은 이라크가 "치명적인 위협에 처했다"면서 KRG와 더욱 긴밀한 공조를 통해 무장세력을 몰아낼 것이라고 말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전날 ISIL이 모술을 장악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는지 확인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전체 180만 명의 모술 인구 가운데 전날부터 피란길에 나선 주민이 50만 명에 달한다고 주요 외신들이 전했다.

또 ISIL은 이날 모술에 있는 터키 총영사관을 급습해 총영사와 경호원, 행정원, 어린이 3명을 포함한 가족 등 터키인 48명을 납치했다고 터키 정부 관계자가 밝혔다.

미국 뉴욕 유엔본부를 방문 중인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터키 외무장관은 "이라크에 억류된 터키 국민이 조금이라도 해를 입는다면 관련자들은 모두 보복 대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터키 언론매체들이 전했다.

이 밖에도 바그다드를 비롯한 이라크 중부와 남부 시아파 거주지역 등지에서 발생한 연쇄 폭탄 테러와 자살 폭탄 테러 등으로 37명이 숨졌다.

한편 이라크 의회는 12일 긴급회의를 열고 알말리키 총리가 요청한 비상사태 선포에 대한 동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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