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화당 2인자 굴욕..무명 '티파티'에 '무릎꿇다'

미국 공화당 제2인자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치러진 예비 경선에서 무명의 후보에게 참패하는 이변이 벌어졌다.

10일(현지시간) 개최된 버지니아 제7 선거구 개표 결과 에릭 캔터(51) 미 공화당 원내대표가 데이비드 브랫(49) 후보에게 패배했다. 브랫 후보는 56%를 얻어 45%에 그친 캔터 원내대표를 11% 포인트 차이로 따돌렸다.

캔터 원내대표는 존 베이너 하원 의장에 이어 하원 공화당의 2인자로 차기 하원 의장을 맡을 것으로 예상됐었다.


반면 브랫 후보는 버지니아주 랜돌프메컨 대학의 경제학 교수로 중앙 정치무대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인물로 강경 보수단체인 '티파티'의 지원을 받았다.

하원 원내대표가 예비경선에서 탈락한 것은 미국 정치사에 처음있는 일이다.

캔터 원내대표는 선거 패배를 인정했지만 다음날 예정됐던 전미제조업협회(NAM) 연설을 취소하는 등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공화당 지도부를 포함한 미 정치권도 충격을 받기는 마찬가지다.

미국 언론들은 캔터 원내대표가 패배한 가장 큰 이유는 그가 최근 이민법 개혁 등을 놓고 보수주의 노선을 제대로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먹혀들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브랫 후보는 공화당 지도부가 오바마 행정부의 불법 이민자 사면과 관련해 치어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맹공을 가해왔다. 워싱턴포스트는 브랫 후보의 승리 이유는 보수적 원칙에 충실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캔터 원내대표가 차기 하원의장을 노리며 전국적 인지도를 높이는데 주력하고 지역구 관리를 소홀히 한 점을 패인으로 들고 있다.

이번 경선 결과로 1100만명의 미등록 이주자들을 사면해주는 포괄적 이민개혁 법안 처리는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백악관은 "캔터 원내대표의 패배가 이민개혁 법안의 사망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밝혔고 의회전문매체 '더 힐'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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