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내년 담뱃값 최소 800원 인상"

韓담뱃값 OECD국가의 3분의 1 수준


-담뱃값 낮을수록 흡연율 20%이상 높아
-WHO 권고따라 최소 800원이상 인상해야
-담뱃값 낮아 저소득층 건강불평등 심화
-올 9월 국회설득 후 내년초에 시행목표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6월 11일 (수)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임종규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국장)


◇ 정관용> 보건당국이 담뱃값을 대폭 올리겠다는 입장을 다시 내놨습니다. 오래 전부터 거론돼 왔지만 반발에 부딪혀서 번번이 좌초되곤 했었는데. 또다시 꺼내든 거죠. 보건복지부의 임종규 건강정책국장을 연결합니다. 임 국장님, 안녕하세요?

◆ 임종규> 네. 반갑습니다. 임종규입니다.

◇ 정관용> 어떤 배경에서 담뱃값 인상방침을 내놓으셨는지요?

◆ 임종규> 세계보건기구가요, 금년 세계금연의 날을 맞이해서 그 주제를 가지고 뭐라고 정했냐면, ‘담배세가 올라가면 죽음과 질병이 줄어듭니다.’라는 아주 강력한 메시지를 세계 각국에 전달했고요. 그래서 각국이 50% 이상 담배세를 올려줄 것을 이렇게 또 권고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WHO의 권고 때문에 우리도 한다, 이 말이군요.

◆ 임종규> 네. 그런 권고가 계기가 됐고요. 또 무엇보다도 우리나라는 2004년도에 2500원을 정해놓고 아직까지 10년 동안이나 담배가격을 인상하지 않고 있는 이런 문제점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이제는 담배가격을 적정수준으로 올려야 되지 않느냐. 필요성이 있다, 이렇게 판단하게 됐습니다.

◇ 정관용> 세계금연의 날이 몇 월 며칠입니까?

◆ 임종규> 5월 31일입니다.

◇ 정관용> 아. 그날을 기해서 WHO가 그런 권고를 했군요.

◆ 임종규>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우리나라 담뱃값 수준을 국제 비교해 주시면?

◆ 임종규> 뭐, 굉장히 싸죠. (웃음) 일단 영국이나 뉴질랜드, 노르웨이, 이런 데는 20개비 한 갑당 1만 1000원에서 1만 6000원 정도 됩니다. 호주 같은 나라도 1만 6000원 정도 되고요. 대부분 OECD 국가가 일반적으로 7000원 이상은 다 유지하고 있습니다. 우리하고 비슷한 나라가 태국인데요. 태국이 한 2000원 정도. 그럼 우리나라 물가에 비해서 굉장히 낮은데도 태국이 한 2000원 정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2500원은 세계에서 가장 담배가격이 OECD 국가 중에서 당연히 최고 싼 나라고요. 너무나 싼 나라입니다. 이건 명백한 사실이죠.

◇ 정관용> 담뱃값을 올리면 흡연율이 떨어진다는 건 입증된 건가요?

◆ 임종규> 아까 말씀드렸던 담뱃값이 1만 1000원 이상 하는 그런 나라들의 성인 남성 흡연율이 약 한 20% 내외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현재 성인 남성 흡연율이 49% 되거든요. 태국이 아까 2000원 정도 한다고 했는데, 태국도 약 41% 정도 되고요. 우리나라가 2004년도에 2000원이었던 담배를 2500원으로 500원 올렸어요. 그런데 그다음 해인 2005년에 57.8%에서 52.3%로 흡연율이 5.5%가 떨어졌고요. 2006년에는 44.1%로 무려 13.7%가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이제 2006년 이후에는 거의 답보상태로 오고 있다가 최근에는 오히려 흡연율이 올라가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죠. 그래서 담배가격이 상대적으로 싸지니까 어디까지나 담배 사서 피우는 사람들이 부담이 없죠. 흡연율이 올라가고 있는 안타까운 현상입니다.

◇ 정관용> 지금 보건복지부는 이번에 얼마쯤 올릴 계획이신 거예요?

◆ 임종규> 지금 뭐, 얼마라고 정확하게 얘기하기는 어렵고요. 일단 그 WHO에서는 담배세를 50% 이상 올려야 한다, 이렇게 촉구하고 있고요. 이제 또 저희들이 지난 10년 동안 한 번도 안 올렸지 않습니까?


◇ 정관용> 잠깐만요. 담배세가 지금 얼마죠? 그거에 50% 올리면 얼마쯤 올라가는 겁니까?

◆ 임종규> 지금 현재 담배가격이 2500원인데요. 그중에 950원이 담배 원가 및 유통마진입니다. 그렇게 되고, 1550원이 정확하게 담배세입니다. 그러니까 약 62%가 담배세인데요.

◇ 정관용> 거기에 50%면 한...

◆ 임종규> 한 800원입니다. 800원 정도 수준인데. 저희들이 지난 10년 동안 동결했던 걸 감안한다면 800원 정도 인상해서 금연효과가 과연 나타나겠느냐. 좀 약하지 않느냐, 저희들은 이렇게 전망을 하고 있고요. 그래서 아마 800원 이상은 좀 올려야지 금연효과에 상당히 기여할 것으로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정확한 액수를 정하지 않으셨다고 했지만 최소 800원 이상, 이렇게 되겠군요.

◆ 임종규> 네. 지금 50% 이상 올리라고 했으니까 그 기준으로 봤을 때 800원 정도 이상은 돼야 된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담뱃값 인상 얘기가 나올 때마다 그런데 또 나오던 얘기가 이제 물가에 영향을 준다. 저소득층에 부담 준다.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 임종규> 일단 건강에 위해를 가하는 요소를 물가 논리로 제한하는 것은 항상 모순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건강에 해를 주는 요인들은 강한 가격정책을 해서 오히려 소비를 줄여줘야 맞는 것 같고요. 결국은 저소득층 문제인데요. 저소득층이 담배가격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니까 담배를 더 계속 피우시다 보니 저소득층의 건강불평등이 굉장히 심화됩니다. 그러니까 고소득층일수록 건강하게 오래 살고 저소득층일수록 건강불평등이 심화돼서 오히려 건강의 위해요인이 많이 생깁니다. 그래서 저소득층을 위한다면 담뱃값을 대폭 낮춰야 되는데, 그런 논리는 맞지 않다고 보고요. 무엇보다도 청소년들이 문제입니다. 우리나라 성인 남성이 49%고, 고등학교 3학년 청소년의 흡연율이 25%입니다. 아까 OECD 담배가격이 높은 국가가 20% 정도 되는데, 이것보다 청소년들이 흡연율이 더 높거든요. 그러니까 청소년들의 흡연율을 낮추면 다른 많은 정책도 필요하지만 아무래도 가격이 가장 탄력적인... 흡연율을 줄이는 대책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정관용> 만약 이렇게 올리게 되면 세금이 늘어나는 것 아니겠습니까? 또 건강증진기금도 늘어나고. 지금 이 담배에 부과되는 세금 거둬서 어디에 쓰고 있습니까?

◆ 임종규> 저희들이 지방세가 있고요. 자치단체에서 각종 재원을 가지고 주민들의 복지 문제같은 걸 해결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건강증진기금을 저희들이 각종 일정 부분에 이 분들이 많이 아프니까 건강보험을 많이 써버리지 않습니까? 저희들이 한 1조 5000억 정도 거두면 약 1조 가까이는 건강보험에 저희들이 전출, 전입금을 해드립니다. 그렇게 해서 건강보험에 많이 지출이 된 부분을 좀 보전을 하고 있고요. 나머지는 일정 부분 보건소 등을 통해서 건강증진예방프로그램을 돌린다든지. 그다음에 정신건강증진대책을 우리가 추진한다든지 그런 쪽에 쓰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저희들이 이 분야가 좀 더 재원이 더 확보된다면 앞으로는 이제 담배 피우는 사람들이 담배 끊도록 하는 데에 지출을 좀 많이 늘려서 그분들이 실질적으로 도움을 받아서 담배를 끊도록 해 나가는 쪽으로 지출을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 정관용> 지금 다른 부처랑 협의는 끝났습니까?

◆ 임종규> 네. 이제 계속 진행 중에 있고요. 그렇게 뭐 반대적이지는 않고요. 왜냐하면 너무 10년 동안 이렇게 동결해 놓고 있다는 걸 각 부처가 다 잘 알고 있거든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 임종규> 우리나라가 너무 낮다는 사실도 잘 인지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목표 시점이 내년 초로 보도가 나왔던데, 맞나요?

◆ 임종규> 네. 이게 법률을 개정해야 되니까요. 국회의 설득과정이 좀 있어야 됩니다. 그래서 이제 9월에 정기국회가 아마 진행이 되면 저희들이 정기국회 시점에서 국회에 설득작업을 좀 적극적으로 해서 국회 동의를 얻어낸다면 그게 내년 초가 되지 않겠느냐, 이렇게 전망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동안 계속 사실 찬반논란을 해왔었는데 한 번 더 벌어지겠군요. 앞으로 상황을 지켜보도록 하죠. 고맙습니다.

◆ 임종규>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보건복지부의 임종규 건강정책국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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