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특수수사과와 국방부 조사단은 재향군인회 측의 인사들이 조직적으로 납품 비리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군용 소화기 납품비리' 사건을 수사하는 군경 합동수사단은 11일 군부대 납품용 소화기 납품비리 의혹과 관련해 원가를 부풀려 100억원 가량을 빼돌린 혐의로 모 업체 대표 김모(55) 씨에 대해 조만간 사법처리를 할 방침이다.
관련업계와 군당국에 따르면, 이번에 문제된 군용 소화기용품은 수년간 군부대에 납품되어 왔다.
재향군인회가 군부대에 납품한 이 제품은 생산원가가 20여 만원 수준이다. 그러나 이 소화용품이 정작 군부대에 납품될 때에는 300여 만원으로 원가가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무려 열 배가 넘는 원가 부풀리기가 있었던 것이다. 지난 5년간 납품 규모를 볼 때 빼돌린 액수가 무려 100억원 대에 이를 것으로 관련 업계에서는 추정하고 있다.
소방업체 대표 김 씨는 재향군인회 모 지사장이라는 직함을 가지고 다닌 점을 볼 때 재향군인회 측의 연루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특히 이 소화용품은 군부대 납품이 지정된 재향군인회의 산하 공장에서 제조되지도 않았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제조 공장을 바꿔치기 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납품원가부터 제조과정까지 모두 편법이 동원된 비리 투성이였다는 의혹이다.
익명을 원한 제보자는 "재향군인회에서 직접 생산한 소화용품으로 거짓으로 꾸며 군부대에 납품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소방관련 업체 M사의 소화용품을 납품했다는 의혹이 짙다.
해당 소화용품을 생산, 납품해온 재향군인회의 모 공장은 문을 닫고 폐업절차를 밟고 있는 중으로 확인됐다.
더욱이 이런 비리 속에 납품된 소화기의 품질을 장담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의견이 중론이다.
또다시 민낯을 드러낸 우리 사회의 안전불감증. 무엇보다 우리 청년 장병들의 안전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
한편, 재향군인회 홍보부장은 CBS와의 통화에서 "김모 씨에 대해 전혀 모르며, 관련 내용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