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재전송료 싸움에 중계 방송도 '위기일발'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8강에 도전하는 축구대표팀 선수들. (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사상 초유의 월드컵 중계방송 중단 사태가 벌어질까?

2014 브라질 월드컵 개막을 이틀 남겨둔 가운데 지상파 방송사와 유료방송업계의 재전송료 협상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

방송업계에 따르면 11일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와 케이블TV방송사(SO), IPTV, 위성방송(KT스카이라이프) 등 유료방송사들이 월드컵 재전송료를 놓고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현격한 입장 차이로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지상파는 '재송신 계약에 따라 월드컵 재전송료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고, 케이블TV방송사들은 추가 비용 부담에 대해 '재전송료의 이중지급'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각자의 입장은 확고하다. 지상파 측은 지난 2010년 남아공 월드컵과 2012년 런던올림픽 당시에도 IPTV 3사로부터 별도의 재전송료를 받은 전례를 근거로 이번 월드컵에서도 유료방송사들이 일정 금액을 부담할 것을 요구했다.

반면 케이블TV 방송사들은 해당 조항이 저작권과 관련된 것일 뿐, 재전송료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지상파 방송사들의 모임인 한국방송협회는 10일 성명을 통해 "월드컵 중계권료 협상에 관한 케이블사업자의 대응은 시청자를 볼모로 한 처사"라며 "일방적인 억지 주장을 멈추고 계약에 입각한 협상에 성실히 임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일단 방송 중단 우려에 지상파와 케이블업계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그런 사태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상파 관계자는 "특히 케이블TV 방송사들이 강경한 태도를 보이며 협상 테이블에 나오지 않는다"면서도 "협상에 성실히 임한다면 블랙아웃(방송 중단) 사태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합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케이블업계 관계자는 "이미 가입자당 280원의 재전송료를 주고 있는데 큰 스포츠 행사가 있을 때마다 추가로 돈을 지급하라는 건 부당하다"며 "협상에 진전은 없지만 방송 중단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협상이 진행 중인 관계로 지금까지는 가급적이면 개입을 자제하고 사태를 관망 중이다. 하지만 협상이 결렬되면 적극 개입에 나설 예정이다.

실제로 지상파와 유료방송사업자는 지난 2011~2012년에 재전송료 갈등으로 총 4번에 걸쳐 방송 중단을 했다가 방송통신위원회의 권고나 자체 협상으로 방송을 재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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