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광주 한화-KIA전에서는 무려 37개의 안타가 쏟아져 양 팀이 31점을 쌓았다. KIA는 역대 1경기 최다 3루타 5개를 양산했다. 두 팀은 4개의 홈런과 9개의 2루타도 주고받았다.
투타에 걸쳐 역대 한 시즌 최고 기록들을 갈아치울 기세다. 어떤 기록들이 새롭게 프로야구 역사에 남을까.
역시 타격과 관련한 기록이 눈에 띈다. 이미 리그 전체 타율은 신기록을 예약했다. 10일 현재 리그 타율은 2할9푼이다. 가장 높았던 1999년(.276)을 넘을 것이 확실해보인다.
24년 만의 타율 3할 팀 탄생도 가능하다. 역대 프로야구에서 팀 타율 3할을 달성한 팀은 삼성이 유일했다. 지난 1987년 꼭 3할을 채웠다.
'타격의 달인' 고(故) 장효조 전 삼성 2군 감독이 3할8푼7리로 타격왕과 MVP에 올랐고, 타점왕(76개) 이만수 SK 감독이 3할4푼4리를, 홈런왕(22개) 김성래 SK 코치가 3할2푼2리를 때렸다. 오대석 한화 코치, 허규옥 등도 3할2푼6리를 쳤다.
올해 두산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10일 현재 팀 타율 3할1푼을 기록 중이다. 오재원(.373), 민병헌(.368), 홍성흔(.333), 김현수(.327), 양의지(.318), 김재호(.313), 칸투(.312) 등 규정 타석을 채운 3할 타자가 7명이나 된다.
NC도 가능하다. 팀 타율 2할9푼7리를 기록 중인 NC는 나성범(.386), 에릭 테임즈(.352), 박민우(.306), 모창민(.304) 등이 버티고 있다. '원조 3할 팀' 삼성도 2할9푼3리, KIA가 2할9푼2리를 찍고 있다. 역대 한 시즌 팀 타율 2할9푼대도 1999년의 롯데(.291)가 유일했다. 만약 타율 3할이 두 팀 이상 된다면 프로야구 역사에 남을 첫 기록이다.
역대 6점대 ERA는 1982년 원년 삼미가 6.23으로 유일했다. 그러나 올해는 벌써 세 팀이나 6점대를 넘기고 있다. KIA가 6.30으로 역대 최고 ERA를 찍을 태세고, 넥센(6.05)과 한화(6.02)도 동참했다. 에이스 유희관이 부진한 두산(5.94)도 위험한 상황이다. 자칫하면 1년에 6점대 ERA를 네 팀이나 찍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미 리그 전체 ERA는 5.30으로 역대 최고였던 지난 1999년 4.98을 넘어설 게 거의 확실하다. 매 경기 두 팀의 점수가 두 자릿수가 되는 셈이다. 5점 미만 이른바 쫄깃한 투수전 양상은 사라진 모양새다.
기록은 깨지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33년째를 맞는 한국 프로야구 역사에서 이같은 신기록들이 예상되는 것은 분명히 범상한 현상은 아니다. 예년과는 크게 다른 이상 기후가 확실하게 감지되고 있는 올 시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