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에서 퇴출당한 무장단체인 '이라크·레바논 이슬람국가'(ISIL)는 정부군과 나흘간의 격렬한 교전 끝에 이날 모술의 정부 청사와 군 기지를 모두 접수했다고 아랍권 위성방송 알아라비야와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바그다드에서 북쪽으로 350㎞ 떨어진 모술은 서부 안바르 주의 팔루자에 이어 올해 들어 정부가 통제력을 잃은 두 번째 도시가 됐다.
오사마 알누자이피 국회의장은 바그다드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니네바 주 대부분이 무장세력의 수중에 떨어졌다"면서 "무장세력이 살라헤딘으로 진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장세력은 모술 시내에서 확성기로 "해방하기 위해 왔다"면서 "저항하는 사람만 응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내무부의 한 관계자는 전했다.
이들은 시내 정부 청사는 물론 경찰서와 공항, 군 기지를 장악하고 3개 교도소에서 수백 명의 수감자를 풀어줬다.
누리 알말리키 총리는 TV로 생중계된 기자회견을 통해 의회에 긴급회의를 소집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해 달라고 요청했다.
알말리키 총리는 또 무장세력에 저항하는 일반 시민에게 무기와 장비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구 200만 명의 모술에서는 경찰서와 경찰 차량이 대부분 불에 탄 채 피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시내 상점 대부분이 문을 닫았으며 피란길에 오른 가족들도 수백 가구에 달한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이 밖에 지중해 연안 항구 도시인 이스켄데룬에서 모술까지 경유를 실어 나른 터키 트럭 운전사 28명이 ISIL에 납치됐다고 모술 주재 터키 영사관이 밝혔다.
한편, 이날 바그다드에서 북쪽으로 60㎞ 떨어진 바쿠바의 한 장례식장에서 두 차례의 연쇄 폭발로 20명이 숨지는 등 곳곳에서 폭력 사태가 이어졌다.
ISIL은 지난해 12월30일 이라크 군경이 안바르 주 주도 라마디 인근의 시위 현장을 강제 철거한 이래 정부군과 교전을 벌여 지난 1월4일 팔루자 전체와 라마디 일부를 장악했다.
이후 이라크 군경과 ISIL의 대치가 5개월 넘게 계속되고 이라크 전역에서 각종 테러가 끊이지 않아 올해 들어 벌써 5천명 넘게 희생되는 등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