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만히 회복되던 소비, 세월호에 꺾였다

기재부 "2분기 민간소비, 1분기 평균 밑돌 가능성 높아"

세월호 참사 직후 숙박업과 운수업 추이 / 소매판매 추이 (기획재정부 제공/노컷뉴스)
지난해 2분기 이후 꾸준히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던 민간소비가 세월호 참사를 맞아 위축되는 모습이 수치로 확인됐다. 지난달 들어 소비가 다시 회복되고 있지만, 그간의 회복세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기획재정부가 10일 발표한 '최근경제동향(그린북)'에 따르면,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직후 소비와 서비스업 생산이 크게 줄어들었다.

지난 4월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1.7% 감소했다. 주로 의류 등 준내구재(-3%)와 음식료품과 같은 비내구재(-1.9%) 소비가 많이 줄었다. 여기에 통신사 영업정지까지 겹쳐 소매판매가 더욱 움츠러들었다.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4월 서비스업 생산도 1% 줄어들었다. 이 가운데 세월호 참사와 관련이 있는 도소매와 음식숙박, 스포츠·여가 업종의 생산이 0.9% 감소해 서비스업 생산감소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오락업(전년동기비 -17.9%), 주점업(-3%), 콘도업(-6.9%), 내항항만운송업(-10.2%) 등에서 생산이 급감했다.


그나마 지난달부터는 연휴가 이어지는 등의 효과로 소비가 조금씩 회복되는 모습이다. 지난달 백화점과 할인점 매출이 각각 1.7%와 2.3%씩 동반 상승했고, 4월 마지막주에 1.8% 증가에 그쳤던 신용카드 승인액 증가율도 지난달에는 4.7%까지 올랐다.

4월 3째주와 4째주 관람객이 25%나 급감했던 극장도 지난달부터는 관객이 9% 증가했고, 놀이공원의 입장객 감소폭도 -57%에서 -34%로 완화됐다. 국내 관광업계의 피해도 5월 중순을 기점으로는 진정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따라 기재부는 5월에는 소매판매가 상승세로 돌아서고, 도소매업 등을 중심으로 서비스업 생산도 개선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이같은 진정세도 지난해 2분기부터 이어진 민간소비 상승추세를 회복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전망이다.

이형일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5월들어 다소 소비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4월에 소비가 크게 위축되면서 4,5월 평균으로는 1분기 평균수준을 여전히 밑돌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달에 소비가 크게 살아나지 않는 이상 분기별 상승행진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설비투자가 여전히 부진한 상황에서 민간소비까지 줄어들 경우, 이는 내수부진으로 이어지게 된다. 정부가 세월호 참사로 인한 민간소비 위축에 큰 신경을 쏟는 이유다.

이에따라 정부는 지난달 9일 긴급민생대책회의에서 마련한 피해업종과 재난지역 영세사업자 등 지원방안을 계속 추진하는 한편, 이달 말쯤 예정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내수 활성화를 위한 대책들을 담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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