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다툼' 끝낸 인제 스피디움, 남은 과제는?

'인제 새 출발 해요' 지난달 1일 정식 준공을 마치고 제 2의 도약을 선언한 인제 스피디움 서킷.(자료사진=인제 스피디움)
모터스포츠의 요람을 꿈꾸는 국제자동차경주장 인제 스피디움이 경영 분쟁을 종식하고 새롭게 출발한다.

인제 스피디움의 시행사인 ㈜인제스피디움은 9일 강원도 인제군에 위치한 서킷에서 미디어데이를 열고 한국 모터스포츠의 대중화와 활성화를 위한 산업 중심지가 될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회견에는 새로운 운영 주체들이 참석했다. 각각 경주장 시설과 숙박 시설 운영사인 이노션과 블루원이다. 지난달 1일 정식 준공을 마친 뒤 의욕적으로 제 2의 출발을 알린 셈이다.

지난해 임시 준공한 인제 스피디움은 경영 분쟁에 의한 마찰로 올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했다. 인제 스피디움은 태영건설과 포스코ICT, 과학기술인공제회, 코리아레이스페스티벌(KRF) 등이 출자해 만든 특수목적법인이다. 그러나 서킷 건설을 기획한 KRF가 맡아온 자동차 경주 등 서킷 관련 부분에 대해 투자사들이 과도한 비용 등을 이유로 제동을 걸었다. 이에 인제 스피디움이 서킷 사용인가 종료를 요청했고, 인제군이 이를 받아들여 운영이 중단됐다.

결국 KRF를 배제한 가운데 ㈜인제스피디움이 새롭게 운영 주체들을 선정한 것이다. 지난 4월 25일 군으로부터 민간투자사업에 의한 관광지 조성사업에 대한 정식 준공 절차를 마치고 5월 1일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나섰다.

이노션은 한국자동차경주협회(KARA)에 등록된 공인 프로모터로 20여 차례의 공인대회를 개최한 바 있다. 2010년 F1(포뮬러 원) 코리아 그랑프리 대회를 종합 마케팅회사로서 치렀다. 태영건설 계열의 블루원은 경북 경주, 상주, 경기도 용인 등에서 골프장, 콘도, 워터파크를 운영하는 종합 리조트 회사다.


김용진 ㈜인제스피디움매니지먼트 상무는 "매니아와 귀족 스포츠로 불리던 자동차경주의 대중화를 꾀하겠다"면서 "또 인제군은 래프팅, 자전거를 비롯한 레저 스포츠와 풍부한 삼림 등 관광지가 많은데 연계시켜 모터스포츠의 메카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수익 사업-민원 문제 등 해결 과제도 적잖아

'잘 해봅시다' 블루원 이형조 총지배인, 인제스피디움 김용진 상무, 이노션 강진혁 국장(왼쪽부터)가 9일 미디어데이에서 새 출발을 다짐하며 손을 맞잡고 있다.(인제=인제 스피디움)
첫 단추가 오는 7월 18~20일 열리는 아시안 르망 시리즈 개최다. '극한의 레이스'라 불리는 르망 24시 내구 레이스의 아시아 지역 예선격인 대회다. 지난해 한 차례 개최된 바 있다. 인제 스피디움은 "향후 페라리 챌린지와 코리안스피드페스티벌 등 국내외 대회는 물론 바이크 시리즈까지 연간 100회 이상 행사와 50만 내방객을 목표로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과제도 적잖다. 일단 KRF와 경영 분쟁이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다. 김 상무는 "KRF의 임시 운영이 종료되면서 불협화음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면서 "현재 KRF가 운영권을 포기해야 하는 과정에서 민사상 절차의 문제를 들어 제소했고, 서킷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도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가능성이 적은 데다 향후 경영권이 바뀌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건설과 운영비 등 이미 2000억 원 정도 소요된 투자액을 회수하기도 만만치 않다. 30년 운영 기간 안에 투자 비용을 회수하려면 적어도 3년 안에 수익이 나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소음과 관련한 주변 주민들에 대한 민원도 해결해야 한다.

㈜인제스피디움은 "경주가 없는 주중에도 세미나나 수학여행, 나들이 관광객 등을 유치하는 등 영업에 나설 것"이라면서 "향후 자동차 부품 단지 조성 등의 호재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민원 문제는 장기적으로 주민 이주, 단기적으로는 방음 창문 설치 등 인제군과 함께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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