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 유니나 쌤과 배춘희 할머니의 恨

[김진오의 눈]


김현정 앵커> 김진오의 눈, 김 기자 어서오세요

◈ 오늘 첫 뉴스 키워드를 뭘로 정하셨나요?

(자료사진/윤창원 기자)
- 예, 유니나 선생님입니다.

세월호 참사로 실종됐다가 54일 만인 어제 발견된 단원고 여교사입니다.

유니나 선생님이 얼굴도 형체도 알아볼 수 없고 지문채취가 불가능한 상태인 싸늘한 시신으로 우리 곁으로 왔습니다.

유 교사는 구명조끼도 착용하지 않은 채 식당 밑에서 발견됐습니다.

단원고 2학년 1반 담임이었던 유니나 선생님은 상대적으로 탈출이 쉬운 5층 조타실 뒤 객실에 있었음에도 제자들을 구하려고 4층으로 내려갔다가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유 교사는 4층으로 내려가 제자들의 이름을 부르며 대피시켰다고 합니다.

유 선생님의 살신성인 덕분에 그의 반 학생들은 10개 반 중에서 가장 많은 19명이 구조돼 살았습니다.

유니나 선생님의 아버지는 "제자들을 친동생처럼 아꼈다"고 말했습니다.

유니나 선생님과 같은 객실을 쓰며 사고 당시 학생들을 구하러 아래층으로 내려간 2학년 2반 담임 전수영 교사도 지난달 20일 3층 식당에서 발견된 바 있습니다.

28살의 유니나, 25세의 전수영 선생님은 세월호 참사의 '천사'라고 해야겠죠?

유니나 선생님에 이어 어젯밤에 남자 희생자 한 명을 추가로 수습해 현재 총 사망자 수는 292명, 남은 실종자는 12명입니다.

◈ 두 번째 키워드는?

지난 3월 26일 오후 서울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주최로 열린 ‘1119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 예, 배춘희 할머니와 54명입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일본의 사죄와 반성을 목이 터져라 외치며 살다가 어제 하늘나라로 간 배춘희 할머니.

1923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난 배 할머니는 19살 때 "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일제의 꼬드김에 속아 중국 만주로 끌려간 뒤 일본군 위안부로 전쟁을 겪었습니다.

어디서도 환영받지 못한 배춘희 할머니는 1997년 광주 나눔의 집으로 온 이후 처음에는 마음의 문을 열지 않았습니다.

그런 할머니였으나 2000년부터는 수요집회에 빠지지 않고 참석할 정도로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진상규명과 일본의 사과에 대해 누구보다 앞장섰습니다.

중국어, 러시아어, 일본어에 능통해 나눔이 집 방문객들을 상대로 일본의 잔학상을 알리는데도 주력했습니다.

배춘희 할머니는 그림을 그려 일본군 만행을 알렸으며 위안부 할머니들의 애환을 담은 '소녀 아리랑'이라는 노래를 곧잘 불렀다고 합니다.

배 할머니는 지난 3월 떠날 것을 예감한 듯 "매우 좋은 사람들 사이에서 그동안 신세를 졌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배춘희 할머니의 별세로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는 54명으로 줄었습니다.

위안부 피해자 237명 가운데 54명만이 생존해 있습니다.

모두가 80대에서 90대들인 위안부 할머니들은 죽기 전에 일본의 진정한 사죄를 보고 싶다고 외치고 있지만 恨(한)을 풀 수 있을지, 못 풀고 눈을 감을지, 답답하기만 합니다.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 세 번째로 주목한 뉴스는?

- 예, 핸드폰 배터리 12개입니다.

기자들의 전화를 받기 위해 갖고 핸드폰 배터리 12개를 갖고 다닌다는 사람, 누구인지 아시죠.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입니다.

지난달 20일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의 복심이자 충직한 부하인 이정현 홍보수석도 대통령과 핵심 3인방의 눈 밖에 나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했던 방송 기억하시죠?

자진 사퇴 형식을 밟긴 했으나 사실상의 경질이라고 봐야합니다.

그런 이정현 전 수석이 다음달 30일에 치러지는 재보궐 선거에 출마할 것이라는 설이 돌면서 벌써부터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미 김문수 경기지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이혜훈 전 의원, 김황식 전 총리 등의 출마가 자천타천으로 오르내리는 상황에서 이정현 전 수석의 등장은 새누리당을 긴장시키고 있습니다.


본인은 "재보선에 마음이 더 있다"고 말했고, 당으로부터 복귀 요청을 받았다고 말한 바 있어 동작을이든, 경기도 수원이든 선거 출마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중진들과의 공천 경쟁과 KBS 공정방송 개입 논란 등 그를 둘러싼 좋지 않은 잡음도 만만치 않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에겐 그 누구보다 충직하고 충성스런 이정현 전 수석, 충신 쪽에 가깝지, 양신은 아니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 다음은 어떤 인물에 주목했습니까?

남경필 경기도지사 당선자(왼쪽), 원희룡 제주지사 당선자
- 예, 남경필, 원희룡 지사 당선자입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 당선자와 원희룡 제주도지사 당선자가 기존의 정치인들이나 도지사 당선자들과 다른 행보를 보이기 때문입니다.

남경필 당선자는 야당에 사회통합부지사를 맡을 인사를 추천해달라며 요청했습니다.

남 당선자는 경기도 출신 야당 중진 의원에게 정식으로 요청했으며 어제는 수원 중앙침례교회를 찾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에게 “야당의 좋은 부지사를 추천해 달라”고 제안했습니다.

원희룡 제주지사 당선자도 경쟁자인 새정치민주연합 신구범 후보에게 지사직 인수위원장인 "새도정준비위원장을 맡아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야당은 이들 두 도지사 당선자들의 요청을 마뜩잖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남 당선자는 방금 전 전화통화에서 "야당 중진에게 부지사 제안을 했더니 당황하는 것 같다"면서 "그럴지라도 부지사 자리를 비워놓고 기다리겠다"고 말했습니다.

남경필, 원희룡 당선자는 새누리당에서 정치를 하면서도 여·야 상생의 정치, 타협과 탕평 인사를 소신처럼 부르짖었고 그런 그들의 행보로 인해 당 내에서 따돌림을 받았습니다.

그런 그들이 도지사에 진출했으니 자신들의 정치 목적과 소신을 성취하려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하겠습니다.

그냥 정치적 쇼로 야당에게 주요 자리를 제안한 것은 아닌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런데 박 대통령이 지금 총리와 국정원장 등을 물색하고 있습니다.

총리 후보로는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 등 여러 명이, 국정원장 후보로는 이병기 주일대사와 권영세 주중대사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그들을 볼 때 박근혜 대통령의 뇌리 속에는 상생이니, 대탕평이니, 대타협과 같은 단어들을 떠올리는 건 무리인 듯 합니다.

박 대통령의 레임덕을 막아준 남경필, 원희룡 당선자의 통큰 정치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라고 해야겠죠?

새누리당 내의 대표적인 반박인 이재오 의원을 총리로 기용할 정도의 코페르니쿠스적인 발상의 전환을 하지 않는다면 국민의 가슴을 울리는 인사개혁을 기대하는 것은 어려울 듯합니다.

대통령이 선거 이후에도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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