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군부, '세 손가락 인사' 시위대 체포

태국 군부가 쿠데타에 반대해 '세 손가락 인사'를 한 시위대 7명을 8일 체포했다.

군부는 이날 방콕 중심가 싸얌 파라곤 쇼핑몰 앞에서 영화 '헝거 게임'(The Hunger Games)에 나오는 독재 저항 제스처인 '세 손가락 인사'를 한 시위대 20여 명 중 7명을 체포했다.

당국은 시위대를 현장에서 체포하지 않고 사진을 찍고 나서 이들을 미행했다가 연행했다.

시위대는 쇼핑몰 앞에서 잠시 모였으며, 세 손가락을 치켜들어 인사를 하거나 언론 검열에 항의하는 뜻으로 손으로 입을 가리는 몸짓을 했다.

태국에서는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민 사이에 영화에서 독재에 대한 저항을 상징하는 '세 손가락 인사' 손짓이 퍼지고 있다.


최고 군정기관인 국가평화질서회의(NCPO) 의장인 프라윳 찬-오차 육군참모총장은 지난 6일 "세 손가락을 치켜들지 마라. 그러려면 집안에서 하고 외부에서는 하지 마라"며 세 손가락 인사 몸짓에 대해 경고했다.

군부는 8일 방콕 시내 곳곳에서 군부 퇴진을 요구하는 기습시위가 열릴 것으로 예상해 군경 6천300여 명을 배치했으나 큰 시위는 없었다.

탐마삿 대학 근처에서는 학생 몇 명이 시위 대신 시민에게 샌드위치와 케이크를 나눠주며 쿠데타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학생들은 "민주주의를 위한 샌드위치"라고 외치기도 했다.

군부는 5인 이상 집회를 금지했으며,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거나 당국과 협조하지 않으면 군법재판에 부치는 등 엄벌하겠다고 경고 중이다.

지난달 22일 군부 쿠데타 후 집회와 시위가 금지되고, 강력한 온라인 및 오프라인 언론 통제가 시행되자 저항을 상징하는 다양한 몸짓들이 나오고 있다.

일부 시민은 전체주의에 반대하는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를 손에 들고 다니거나 공공장소에서 읽어 쿠데타 반대를 표명하고 있다.

그동안 기습 시위를 주도했던 '레드 셔츠' 운동가 솜밧 분가마농이 지난 5일 군부에 체포되자 '우리는 모두 솜밧'(We are all Sombat)이라는 페이스북 페이지가 개설돼 다양한 쿠데타 반대 몸짓 사진이 게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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