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대상이 차출대상자로", 홍보수석은 정치편향 논란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민심 겸허히 수용하겠다더니…이게 민심이었나?



여권이 6·4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밝혔지만 그런 각오가 채 잊혀지기도 전에 민심에 역행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6·4 지방선거 이후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의 사표를 수리하고 그 후임으로 윤두현 YTN 플러스 사장을 임명했다.

하지만 이 전 수석의 향후 거취와 관련해 7·30 재보선 차출론이 제기되고, 야당은 윤 신임 수석의 과거 행적과 관련해 강하게 반발하면서 떠나는 사람에 대한 아쉬움과 새로 오는 사람에 대한 기대로 가득차야 할 인사가 실망만 남겼다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교체대상 이정현 재보선 차출론…경질인가 영전인가

이정현 전 홍보수석
이정현 전 홍보수석은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이다. 박 대통령이 받아야할 비판을 기꺼이 받았고, 박 대통령을 위해 몸을 던지는 것을 아끼지 않았다.


이러다보니 야당의 집중적인 공격 대상이 됐고, 세월호 사고 이후에는 인적청산 5인방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기도 했다.

거의 모든 언론에서 청와대 인적개편론을 제기할 때 김기춘 비서실장과 함께 이 전 수석의 이름이 빠지지 않았다.

지방선거가 끝난 이후 어떤 연유에서든 이정현 전 수석은 박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했고, 박 대통령은 이를 수리했다.

하지만 선거 이후 벌어지는 모습은 청와대 개편을 요구했던 여론과는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전 수석 사의표명 소식이 한 언론에서 보도되면서 내각 이동설, 7·30 재보선 차출 가능성 등이 함께 보도됐다.

다른 언론들도 재보선 차출론에 살을 붙이면서 이 전 수석의 과오는 잊혀진 채 야당 거물과 한판 승부를 겨룰 여당의 기대주가 됐다.

그러나 내각으로 이동하든 재보선에 차출되든 두가지 경우의 수 모두 박 대통령을 제대로 보좌하지 못한데 대한 책임은 온데 간데 없고 '보은', '영전'만 부각되고 있다.


특히 7·30 재보선 동작을 차출론에 대해서는 새누리당 내에서도 황당하다는 반응이 많이 나오고 있다.

야권세가 강한 서울 지역에 민주적 의견수렴 절차 없이 대통령과의 친분을 내세워 출마시키는 게 더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국민께 다가가는 자세냐는 회의론과 함께 출마한다해도 당선을 장담하기가 쉽지 않다는 의견이 당내에 퍼지고 있다.

수도권 지역의 한 여당 의원은 "쉽지 않은 지역인데 박심의 본류로 통하는 사람이 나갔다가 행여 지기라도 하면 어쩔려고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한 당직자는 한발 더 나아가 "지금의 국민 정서로 봐서는 동작을 재보선 출마는 실현 불가능한 일이고, 본인도 죽는 길이다. 입각도 말이 안된다"고 역풍을 우려했다.

지금으로서는 이정현 차출론의 실체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실체가 없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고도의 정치적 계산과 정무적 판단이 요구되는 이슈들일수록 군불부터 때는 게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당내 특정인맥이 청와대와 긴밀한 교감하에 만들어 냈을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정현 차출론'의 진원지로 의심받는 인사는 물론이고 청와대는 통화조차 안되는 불통상태다.

◈노조의 강한 반발을 샀던 인사를 홍보수석에…"소통은 끝났다"

윤두현 YTN 플러스 사장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은 윤두현 신임 홍보수석에 대해 "윤두현 신임 수석이 오랜 언론인 생활을 통해 균형감 있는 사고와 날카로운 분석 능력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추진중인 국가개조에 대한 정부정책을 설명하고 국민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소통의 적임자라고 판단해 임명했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윤 신임 수석에 대한 평가가 호의적이지 않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신임 윤 수석이 지난 정권 때부터 정권의 눈치만 보는 전형적인 해바라기형 언론인의 모습을 보여왔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YTN 내 일부 인사들은 윤 신임 수석이 현직에 있을 때 기자가 아니라 정치하는 사람이었다고 혹평했다.

윤 수석은 특히 정치부장, 보도국장으로 재임하면서 노조와 상당한 마찰을 빚었고, 이 때문에 지난해 3월 윤 수석이 YTN 플러스 사장으로 발령나자 노조는 "쫓아내도 시원찮을 인물을 임원으로?"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신랄하게 비판했다.

YTN의 한 중진 기자는 "세월호 이후 청와대와 박근혜 대통령이 언론 관계를 총괄하는 홍보수석에 윤두현 사장을 임명한 것은 소통과 통합의 의지가 없다는 뜻이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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