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8일 낸 보고서에서 "삼성 지배구조의 변환 과정에서 CJ그룹과 관계가 개선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며 "CJ그룹 상장사가 수혜주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삼성의 지배구조가 재편되면 그룹의 '오너'가 이건희 회장에서 아들 이재용 부회장으로 넘어간다"며 "3세 체제의 출발과 함께 이 부회장이 그룹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사촌형 이재현 CJ 회장과 화해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두 그룹은 2012년 이재현 회장 미행사건, 이건희 회장의 형 이맹희 씨의 상속 소송 등 잇따른 '집안 싸움'으로 최근 몇 년새 사이가 불편해졌다.
이 연구원은 "선대의 구원(舊怨)이 있지만 이 부회장과 이재현 회장 사이엔 대를 이어 딱히 사이가 좋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이재현 회장이 수감 중인 점을 고려하면 이 부회장이 그룹을 넘겨받고서 먼저 손을 내밀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그 근거로 최근 CJ그룹 계열사가 운영하는 케이블 채널과 영화관을 통한 광고 물량을 다시 늘린 삼성의 정책 변화를 꼽았다.
삼성은 이맹희 씨의 상속소송 뒤 연 300억원 정도로 알려진 광고를 줄였다가 올해 2월 상고를 포기하자 이를 일부 '해제'했다는 것이다.
그는 "삼성전자[005930]가 소송 문제가 불거진 뒤 동남아 시장 물류를 맡아 온 CJ대한통운[000120]과 거래도 축소했다"며 "'이재용 체제'에서 두 그룹이 화해하게 되면 이 물량도 회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아직 CJ 계열사의 주가는 주목할 만한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는다.
삼성 지배구조 재편의 신호탄이었던 삼성SDS의 상장이 공식화된 5월8일 이후 CJ E&M은 4만8천원대에서 5만1천200원(5월13일)까지 올랐지만 지난 5일 4만1천350원으로 떨어졌다.
CJ대한통운은 같은 기간 10만6천원대에서 11만7천원(5월29일)으로 상승했지만 5일 종가 기준 11만1천500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