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롭게도 튀니지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지난달 28일 맞붙었던 팀이라, 한국과 벨기에에게는 간접적이나마 서로의 실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한국에게는 가상의 벨기에전, 벨기에에게는 가상의 한국전이 될 수 있다.
한국은 지난달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튀니지에게 0-1로 패했다. 튀지니의 수비에 번번이 막혀 제대로 된 공격을 펼치지 못했고, 튀니지의 빠른 역습 공격에 수비가 단번에 무너지며 골을 내줬다.
사실 벨기에는 가상의 알제리전으로 튀니지를 선택했다. 벨기에의 브라질월드컵 H조 본선 첫 상대가 알제리이다. 한국 역시 가상의 알제리전으로 튀니지와 평가전을 했던 것이다.
알제리와 튀니지를 완전히 비슷한 유형의 팀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같은 북아프리카에 위치해 있으며, 양 팀 모두 유럽에서 활약 중인 미드필더와 공격수를 갖춰 만만치 않은 공격력을 지녔다는 공통점이 있다.
벨기에 입장에서는 브라질 입성 전 마지막 평가전인 만큼 승리한 뒤 환대를 받으며 고국을 떠나고 싶을 것이다. 또한 한국에게 이긴 튀니지에게 더 더욱 고전하는 모습을 보일 수는 없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튀니지(FIFA 랭킹 48위)보다 벨기에(FIFA 랭킹 11위)의 우위다. 홈 이점까지 안고 있다. 하지만 튀니지 리켄스 감독이 벨기에 출신이고, 벨기에 빌모츠 감독의 스승이다. 지도자와 선수, 코치와 감독 등으로 가까이 지낸 사이다. 리켄스 감독이 벨기에 선수와 팀 전술에 환할 수밖에 없어 쉬운 경기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에 한국에게는 벨기에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기회이다.
벨기에는 최근 평가전에서 물오른 득점력을 선보이고 있다. 벨기에는 지난달 27일 룩셈브르크전에서 5-1 대승을 했고, 지난 2일에는 강호 스웨덴을 상대로 2-0 압승을 했다.
루카쿠(에버튼)와 아자르(첼시), 펠라이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세계적인 수준급 선수들의 날카로운 공격을 우리 수비가 어떻게 막을 것인지 대비해야 한다.
공격에 비해 저평가를 받는 벨기에의 수비 공략법도 찾아야 한다. 콕 집어 약하다고 말할 정도는 아니지만, 중앙에 비해 측면 수비가 떨어진다는 평가가 있다. 어쩌면 이번 튀니지전에서 생각지 못한 수비 약점이 드러날 수도 있다.
한편, 벨기에는 튀니지와 평가전을 마치고 브뤼셀에서 회복 훈련을 한 후 오는 10일(현지시간) 브라질로 이동할 예정이다. 한국과 벨기에는 오는 27일 새벽 5시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본선 3차전 경기로 맞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