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포로셴코 파리 담판…우크라사태 협상 개시 합의

푸틴 대통령 "유혈사태 끝내려는 포로셴코 의지 환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 당선인이 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의 짧은 만남을 통해 전쟁 직전의 위기로까지 몰렸던 양국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협상의 물꼬를 트는 데 성공했다.

이타르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노르망디 상륙작전 70주년 기념식 참석 차 프랑스를 방문한 푸틴 대통령과 포로셴코 당선인은 이날 노르망디 베누빌성에서 열린 기념식 오찬에 앞서 약 15분간 면담하면서 러시아 대표가 키예프를 방문해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 방안을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푸틴 대통령은 상륙작전 70주년 기념식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유혈사태를 끝내려는 포로셴코 당선인의 의지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는 "어떻게 실현이 될지는 모르지만 (포로셴코 당선인의) 의지는 전반적으로 마음에 들었고 올바른 것으로 보였다"며 "만일 이것이 실현되면 경제를 포함한 다른 분야에서의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환경도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은 그러면서 "그(포로셴코)에게 러시아가 갈등에 참여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사태) 협상의 주체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아니라 키예프 정부와 동부 지역의 연방제 지지자들(분리주의자들)이 돼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전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동남부 지역에서의 징벌적 작전을 즉각 중단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를 통해서만 연방제 지지자들과의 실질적 협상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우크라이나가 유럽연합(EU)과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포함한 포괄적 협력협정을 체결하면 러시아도 자국의 경제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현재 러시아에는 약 500만~600만명의 우크라이나인이 다른 외국인들보다 더 큰 혜택을 받으며 일하고 있다"면서 "만일 우크라이나가 EU에 가입하면 이 문제도 재검토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푸틴은 이날 포로셴코와의 면담이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요청으로 이루어졌다고 소개했다.

한편 포로셴코 당선인은 푸틴 대통령과의 면담이 끝난 뒤 연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 방안을 논의하기위해 러시아 대표가 우크라이나로 오기로 했다"면서 "아직 잠정적이긴 하지만 사태 해결을 위한 좋은 기회를 맞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푸틴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분리주의 민병대 간 교전이 치열한 동부 지역 국경을 폐쇄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이미 앞서 5일 최대 교전 지역인 동부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 32개 국경 검문소 가운데 8개를 폐쇄한 바 있다.

포로셴코는 또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군사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 러시아 상원의 결정이 취소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상원은 앞서 지난 3월 1일 푸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에서의 군사력 사용을 승인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당선인 공보실도 이날 푸틴-포로셴코 면담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의 평화적 해결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러시아 대표가 우크라이나를 방문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군사력을 사용하기위해 자국 의회로부터 얻은 승인을 취소한다, 군사적 충돌이 일어나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남부) 지역의 국경을 폐쇄한다는 등 세 항목에 합의했다"고 소개했다.

푸틴 대통령과 포로셴코 당선인의 이 같은 합의로 6개월 이상 계속돼온 우크라이나 혼란 사태 해결을 위한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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