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릉역 폭발 "수류탄 터진 줄…마지막 통화 준비해"


<목격자>
- 연기 유입돼 하차.. 안내없어 재탑승
- 정전에 패닉, 대피 하자마자 폭발
- 안내방송 커녕 대피지시도 못 들어

<전문가>
- 변압기 폭발 추정 '금정역과 동일'
- 2012년 법개정으로 노후부품 방치
- 변압기 점검,안전매뉴얼 점검 시급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광록 (목격자), 박흥수 사회공공연구소 철도정책객원연구위원

요즘 지하철 사고가 잦습니다. 어제 아침에도 서울 지하철에서 폭발사고가 나서 무려 46분간이나 운행이 중단되고, 승객이 수백 명 갇히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지하철 분당선 선릉역에서 벌어진 사고인데, 문제는 지난 5월 금정역에서 발생한 사고와 유사한 폭발사고라는 점입니다. 분명히 당시에도 문제점이 지적됐었는데 불과 한 달 만에 왜 비슷한 사고가 또 벌어진 걸까요. 시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습니다. 이 문제 좀더 깊이 짚어보죠. 먼저 어제 사고의 목격자입니다, 김광록 씨 연결이 돼 있습니다. 김 선생님 나와 계세요?

◆ 김광록> 네.

◇ 김현정> 어제 아침에 그 지하철을 타고 계셨던 거라고요?

◆ 김광록>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어떤 상황이 벌어진 겁니까?

◆ 김광록> 저희가 선릉역에 정차를 해서 문이 열리자마자 문틈으로 연기가 새어 들어오더라고요.

◇ 김현정> 그 얘기는 바깥에서 지하철 안으로 연기가 들어왔다고요?

◆ 김광록> 네. 밖에서 연기가 유입이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승객들이 그것을 보고 놀라서 밖으로 나왔어요. 저희는 그래서 당연히 이제 안내방송 같은 것이 나와서 어떻게 하라는 지시가 있을 줄 알았어요. 그래서 대기를 하고 있었는데 전혀 그런 것은 없었고요. 오히려 평소에 문이 닫히기 전에 나오는 방송 같은 것이 있잖아요.

◇ 김현정> 문이 닫힙니다, 어디로 가겠습니다, 이런 방송이요?

◆ 김광록> 네, 그런 방송이 나오면서 큰 문제가 아니고 해결된 듯한 그런 분위기였어요. 그러다 보니까 다시 탑승을 하게 됐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연기가 어디서 나는지 보셨을 것 아니에요?

◆ 김광록> 위에서 나는 것처럼 보였는데 그 연기가 차츰 사그라드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탔는데 그때부터가 좀 문제인 것 같은데요. 멈춰서 출발을 안 하더라고요. 그래서 가만히 있다가 전체적으로 불이 확 꺼지는 거예요.

◇ 김현정> 출발 안 하고 문이 닫힌 채 불이 확 꺼졌다? 그것이 타고 나서 몇 분이나 지났을까요, 느낌에?

◆ 김광록> 느낌에 한 30초에서 1분 정도 됐던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러니까 문이 닫히고 잠시 후에 불이 꺼진 거네요?

◆ 김광록> 그렇습니다. 그런데 선릉역에 정차하기 전에 플랫폼에 들어서면서 한번 불이 반 정도가 나갔었어요.

◇ 김현정> 전등불이 한번 깜빡한 적이 있었어요?

지난 5일 오전 폭발 사고 당시 서울 지하철 분당선 선릉역 상황
◆ 김광록> 분당선에서는 평소에 그런 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 김현정> 분당선이야 새로 만든 열차이니까요, 최신식이잖아요?

◆ 김광록> 그래서 좀 이상하다는 느낌 받았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두 번째로 플랫폼에 나왔다가 다시 탔을 때는 정전된 것처럼 완전히 나가버린 거죠. 정말 그때는 굉장히 다들 너무 놀라서 약간 패닉 상태였었습니다.

◇ 김현정> 그 다음에는 어떤 일이 벌어졌습니까?

◆ 김광록> 굉장히 놀라고 약간 소리도 치고 이런 상황이 됐었습니다. 그런데 10초 정도 후에 문이 열렸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진짜 엄청 급한 걸음으로 대피해 나왔는데 5초, 10초 지났나, 진짜 제가 군대 있을 때 생각해 보면 수류탄 터지는 듯이 엄청 큰 폭발음이 들렸어요.

◇ 김현정> 수류탄 터지는 듯한 폭발음이 어느 부분에서 났습니까?

◆ 김광록> 전동차 상부에서.

◇ 김현정> 전선이 복잡하게 돼 있는 그 부분에서?

◆ 김광록> 네, 그렇죠. 그래서 스크린도어 상부에서 스파크랑 연기 같은 것이 보이면서 펑 하고 터졌어요. 플랫폼 전체가 연기로 뒤덮였죠, 그때도.

◇ 김현정> 아까 그 연기하고 차원이 다른 연기로?

◆ 김광록>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때 다행히 승객들은 모두 다 내린 상태였나요, 플랫폼으로?

◆ 김광록> 다행히 그때는 모두 다 내린 상태였습니다.

◇ 김현정> 안내방송이 처음에는 안 나왔고, 지금 내릴 때는 나오기는 한 겁니까?

◆ 김광록> 아니요, 그때도 방송은 안 나왔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이때까지 안내방송을 하나도 못 들으신 거예요?

◆ 김광록> 네,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코레일 측에서는 ‘차량 고장으로 인해 열차가 점검 중이다’ 라는 방송을 수 차례 실시했다, 이렇게 얘기를 하던데요?

◆ 김광록> 승객들이 플랫폼으로 나오고 나서 방송이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지하철역사 전체적으로 방송을 할 수 있잖아요. 그런 시스템이 있는 걸로 알고 있거든요. 그런데 플랫폼으로 나오고 나서도 전혀 일체 그런 방송은 못 들었어요.

◇ 김현정> 그러니까 열차 안에 있는 승무원이 승객들이 다 내린 후에 방송을 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미 승객들은 플랫폼에 내린 상태였기 때문에 그런 안내방송, 열차 내부에서도 하는 안내방송은 들을 수 없었다는 말씀이시죠?

◆ 김광록> 네.

◇ 김현정> 그럼 두 번을 내렸다, 탔다, 내렸다, 탔다를 했는데 그것이 다 승객들이 자의적으로 한 것이란 말씀이세요?

◆ 김광록> 네. 한 번도 저희가 그런 어떤 지시를 받거나 한 적이 없었어요.

◇ 김현정> 참 공포의 시간이었겠네요.

◆ 김광록> 네. 그런데 저희는 다시 탑승을 했다가 이렇게 된 것이라서요. 정전됐을 때는 저희가 이렇게 해서 결국은 우리도 사고의 희생양이 되는 것이 아닌가, 저는 마지막 통화를 준비해야 되나 그런 생각했거든요. 굉장히 불안했습니다.

◇ 김현정> 그런 생각할 정도로? 정말 마음고생 많이 하셨네요. 이 사건 어떻게 된 것인지 저희도 관심 갖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김광록>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어제 선릉역에서 벌어진 지하철 사고의 목격자입니다. 탑승객이었던 김광록 씨 먼저 연결을 해 봤습니다. 도대체 이런 지하철 사고가 왜 자꾸 지하철에서 벌어지는 걸까요. 전문가 한 분을 연결해 보죠. 사회공공연구소 철도정책 객원연구위원 박흥수 위원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위원님, 안녕하세요?

◆ 박흥수>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도대체 어제 선릉역에서 뭐가 폭발한 걸까요?

◆ 박흥수> 전동차 위에는 여러 가지 전기 기구가 장착되어 있고요. 이런 전기기구들을 구분해 주는 절연 장치로써 도자기 재질입니다, 애자가. 세라믹 재질이라서.


◇ 김현정> 쉽게 생각하면 우리가 전봇대에 전기선 여러 개 있는 데 보면, 나사처럼 동글동글한 도자기처럼 된 것들 그런 것 말씀하시는 거죠?

◆ 박흥수> 네, 그래서 깨지기 쉬운 재질이죠.

◇ 김현정> 그러면 그것이 폭발한 겁니까?

◆ 박흥수> 아마도 전동차 위에 설치돼 있는 변압기가 폭발하면서 폭파 충격에 이 애자들이 깨지면서, 애자가 폭발했다고 여겨지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지난 달 애자 폭발사고난 금정역 (자료사진)
◇ 김현정> 그러면 지난 5월의 금정역 사고와 같은 건가요?

◆ 박흥수> 아마도 비슷한 경우로 추정되는데요. 이 금정역에서 사고났던 것도 계기용 변압기이라고 변압기가 폭발하면서 주변에 애자가 폭발했던 것이거든요. 그런데 모든 기계장치가 수명이 다하면 교체를 해야 되는데, 지난번 금정역에서 사고났던 것도 19년 이상 된 기계였고요. 그래서 기계적 소명을 다한 장치들이 어떤 이유에서인지 교체되지 못하고 낡은 채로 유지되다 보니까 폭파사고가 계속 연이어 나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노후가 된 것을 교체 안 했으면 그것은 관리 제대로 못한 것 아닙니까?

◆ 박흥수> 그렇죠. 이것이 한 여름도 아니고 선릉역 같은 경우에는 지하이고, 금정역 같은 경우는 밤에 일어났거든요. 그러면 폭염의, 고온이 아닌 상황에서 일어났다는 것은 이미 기계적 마모도가 진행돼서 더 이상 변압기 자체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는 것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운행되고 있다는 것은 큰 문제일 수 있는 거죠.

◇ 김현정> 이런 곳이 곳곳에 더 있을 수도 있다는 얘기네요?

◆ 박흥수> 네, 그렇습니다. 지금 노후 된 전동차들은 부품 역시 노후 돼 있거든요. 그런데 지난 2012년부터 이 전동차의 내구연한도 없어지고 계속 정비해서 쓸 수 있게끔 법이 만들어지다 보니까 낡은 부품을 계속 그냥 쓰게 되는데,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신형 전동차로 교체한다든지 아니면 변압기 자체를 신형으로 바꿔야 되는데 결국 이것도 예산상의 문제로 연결되는 거죠.

◇ 김현정> 또 한 가지는 사고가 났을 때 승객 대피 매뉴얼이 이번에도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안내방송을 제대로 못 듣고 승객들이 자의적인 판단에 의해서 내렸다고 하거든요. 이것은 어떻게 보세요?

◆ 박흥수> 기본적으로 광역 전철망이라고 해서 지하철과 전동차를 이용하는 기관들이 여러 곳이 있는데요. 그런 기관들이 이 안전매뉴얼에 대한 공동 매뉴얼 작업이 필요하고요. 그리고 좀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어야 되는데, 사고 당시에만 잠깐 반짝해서 대책 마련하고 매뉴얼화 시키는데 사고 유형별, 대처내용 방식별로 매뉴얼을 더 전문화시킬 필요성이 있는 거죠. 그리고 굉장히 시급하게 그것이 요청되는 상황입니다.

◇ 김현정> 이번에는 그냥 폭발하고 연기 나고 끝났습니다만, 잘못하면 화재라든지 제2차 사고로 번질 수도 있는 것 아닌가요?

◆ 박흥수> 지하공간 같은 데서 고압을 받았던 변압기가 폭발하게 되면 파편 정도가 아니라 만약에 화재가 발생하게 되면, 이것은 객실에서 발생한 화재하고는 또 다르거든요. 화재가 어디서 발생했는지도 모르게 되고 아주 큰 위험에 처할 수 있으니까 긴급점검이 필요하고요. 또 노후 된 변압기에서 신속한 교체가 시급한 실정입니다.

◇ 김현정>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도록 하죠. 고맙습니다.

◆ 박흥수>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사회공공연구소의 박흥수 철도정책 객원연구위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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