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 없는 지방선거…정국주도권은 누구에게?

새누리 '국가 대개조' 새정치연합 '새로운 대한민국'

6.4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꼽힌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새누리당 남경필 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 김진표 후보를 누르고 당선을 확정했다. 남 후보가 5일 오전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을 확정지은 후 지지자들로부터 축하 꽃다발을 받고 있다. 윤성호기자
선거 민심을 받아 든 여야의 일성은 당 쇄신이었다. .여야는 당 체제정비와 세월호 참사 대책마련을 위한 국정조사에 집중하면서 다가오는 미니 총선급 7.30재보궐선거 대비에도 착수했다.

세월호 참사로 수세에 몰렸던 새누리당은 6.4지방선거 성적표를 받아들고 한숨을 돌렸다. 참사 발생 전 지지세가 상당부분 꺾인게 확인됐지만 선거결과에서 여전한 지지세도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완구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5일 비대위회의에서 "국민의 빈틈없는 균형감각에 감사드린다"며 "새누리당은 민심만 믿고 국가대개조로 승부를 걸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선거결과를 박근혜 대통령에게 국가대개조 책무를 이루라는 기회를 준 것으로 받아들인다"고 덧붙였다.


새누리당은 세월호 참사의 수습을 위해 김영란법과 유병언법, 공무원법, 공직자윤리법 등 사회시스템 개조를 위한 법제도 정비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방선거가 끝난 만큼 세월호 국정조사도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당 내부적으로 새로운 지도체제 구성이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그동안 지방선거 지원에 집중했던 서청원 의원과 김무성 의원은 본격적인 당권레이스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지방선거에서 두 사람은 공동선대위원장으로서 당 소속 후보지원에 나선 것 자체가 전당대회를 위한 유세였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다음달 14일 전당대회를 통해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하고 당 체제정비를 마친 뒤 다가오는 7.30 재보궐선거 대비에 본격 나설 예정이다. 새누리당은 현재 광역단체장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사퇴한 의원이 많아 원내 과반수 유지가 위태로운 상황이다.

자칫 재보궐선거에서 의석을 잃을 경우 과반수에 미달해 박근혜 대통령의 2년차 국정에도 적지 않은 차질이 예상되는 상황. 때문에 새누리당 지도부에는 원내과반수 유지를 위한 비상이 걸린 상태다.

재선에 성공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5일 오전 서울시청으로 출근하며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박종민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번 선거에서 서울을 수성하고 충청도 광역단체장 자리를 석권해 당장 안철수 김한길 공동대표체제가 흔들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현 지도부 임기가 내년 상반기이고 당 주류와 노선을 달리하는 문재인, 손학규, 정동영 등 당내 계파수장들의 당권을 염두에 둔 경쟁이 점차 가열될 것으로 관측된다.

합당과 지방선거 국면에서 자칫 자중지란으로 비쳐질 수 있는 당내 노선투쟁을 유보해 왔지만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손학규, 정동영 고문은 7.30재보궐선거에서 원내에 진입하는 방안을 검토중이어서 야당과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한길 공동대표는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선거결과는 여야 모두에게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내라는 엄중한 명령을 내리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새 희망을 키우면서 국민 마음속의 절망의 그림자를 지우는 일이 여야 모두의 과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우리사회의 책임있는 자리에 있는 모두가 스스로 변화할 때 대한민국의 진정한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 새정치연합부터 변해 수권정당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5월 국회에서 세월호특별법 처리와 국가시스템개조, 공직사회 개조 드라이브를 걸며 여당과의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새정치연합은 세월호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진상조사, 책임규명, 재발방지 대책마련, 특별법 제정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절대적인 지지도 그렇다고 패배도 아닌 성적표를 받아든 여야는 내부적으로는 쇄신작업에 매진하면서 세월호 국정조사와 정부시스템 개조 등 정국현안을 둘러싸고는 치열한 주도권 다툼을 벌일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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