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 전 경영진은 유 전 사장의 아들에게 유학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사내 규정까지 새로 만들고 아들 유모 씨를 ㈜STX에 채용하는 각종 편법까지 동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임관혁 부장검사)는 5일 STX그룹 강덕수 전 회장 등에게 아들의 해외 MBA 유학 자금을 요청해 2년에 걸쳐 미화 10만 달러를 제공받은 혐의로 유 전 사장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유 전 사장은 2011년 3월 경기도 용인시 한 골프장에서 STX 부회장인 이모 씨에게 자신의 아들이 STX 장학재단에서 해외유학생에게 지급하는 장학금을 받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강 전 회장 등은 유 전 사장의 아들이 지원자격에 문제가 있자 이를 지급하기 위해 STX장학재단의 규정까지 새롭게 개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STX장학재단 이사회에서 과도한 특혜를 이유로 유 전 사장의 아들에 대한 장학금 지급을 부결하자 STX 측은 요건을 맞추기 위해 유 전 사장의 아들을 ㈜STX에 선채용하기도 했다.
이후 STX 측은 사내 직원에게 지원되는 해외연수 비용 형식으로 지난 2011년 8월부터 2013년 3월 사이에 6회에 걸쳐 미화 10만달러(한화 1억 1천만원 상당)을 지급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유 전 사장 기소와 관련해 상당 시간 고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유학 자금이 건네진 시점이 유 전 사장의 퇴임 직후였기 때문에 처벌을 위한 법리 적용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검찰은 "유 전 사장이 직무와 관련해서 부정한 처리를 한 것은 드러나지 않았다"면서 "퇴임 후에 돈을 받았으나 직무 관련성이 있기 때문에 뇌물 약속 혐의로 기소했다"고 설명했다. 이 혐의 역시 뇌물 액수 기준에 의해 특가법상 뇌물이 적용돼 강력한 처벌이 가능하다.
결국 검찰이 철저한 법리 검토를 통해 유 전 사장에 대한 엄격한 기소가 가능해진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유 전 사장은 1973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산업자원부 무역위원회 상임위원과 중소기업청장,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을 지냈으며, 지난 2008년 9월부터 2011년 6월까지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으로 근무했다.
한국무역보험공사는 STX 그룹 계열사들의 해외 자원 개발 관련 차입금에 대한 보험 인수, STX 조선해양의 RG 보증 인수 등 STX그룹과 업무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정부 출연기관이다.
한편, 유 전 사장의 아들은 처벌 대상이 아니며 해외 유명 대학의 MBA 과정을 마쳤으나㈜STX에는 근무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