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문제로 촉발된 대구 민심이 폭발 직전이었지만, 박근혜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는 막판 동정론이 확산하면서 안정 속의 변화와 혁신을 선택한 결과로 분석된다.
대구는 역시 새누리당의 텃밭이었다.
그러나, 대구시장 선거 결과만을 놓고 보면 텃밭이라는 말이 무색하다.
권영진 대구시장 당선자의 득표율은 56%에 그쳤다.
제1회 지방선거 때 무소속이었던 문희갑 전 시장이 36%로 당선된 이후 가장 낮은 득표율이다.
1회 이후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 당선자는 60%를 넘기는 득표율을 기록했다.
반면, 상대인 김부겸 후보는 마의 40%대를 넘었다.
무소속으로 나섰던 이재용 전 환경부 장관의 38% 득표율 기록을 깬 것이다.
오만한 새누리당을 심판하자는 성난 대구 민심이 표출된 결과다.
세월호 참사 여파도 비켜가던 대구시장 선거전이었지만, 선거 중반 터져 나온 새누리당의 부산 가덕도 선대위 회의 개최는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
김부겸 후보는 이를 적극 선거에 활용하며 막판 맹추격전을 펼쳤다.
당황한 권영진 후보 측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
방관하던 지역 국회의원들이 엎드려 사죄의 절을 하고 박 대통령을 지켜달라며 읍소작전으로 돌아섰다.
결국 안정을 추구하는 중장년층 표심을 자극하며 보수층 결집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젊은층 투표 참여가 적어 투표율이 50%를 겨우 넘긴 것도 권 후보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했다.
성난 대구 민심이 표출됐지만, 박근혜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는 동정론이 보수층 표심을 결집하면서 대구는 새누리당 텃밭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시킨 선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