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스필드 신임 사무총장 "北核-대북 인도지원 분리해야"

"트랙2 외교 활성화해야…플루토늄보다 사람 앞세워야"

프랭크 자누지 미국 맨스필드재단 신임 사무총장은 4일(현지시간) 북한 핵문제와 대북 인도주의적 접근을 분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현 시점에서는 공식 외교채널을 통한 대화보다 '트랙 2'(민간) 차원의 외교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대선캠프의 한반도 정책팀장을 맡았던 자누지 총장은 이날 워싱턴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사람 중심의 대북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자누지 총장은 "플루토늄에 초점을 맞춰 북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며 "플루토늄에 앞서 사람을 앞세우고 사람이 중심이 된 대북접근을 시도해야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이 그동안 요구해온 대로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와 6자회담 재개에 대한 진정성을 구체적으로 보이는게 중요하다"며 "그러나 북한의 태도변화를 기다리는 동안 '사람 대 사람'의 접촉을 통해 환경을 조성하는게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개인적으로 6자회담 조기 개최에 낙관적이지 않으며 북한이 현시점에서 협상할 준비가 돼있는지도 불투명하다"고 지적하고 "당장은 공식 대화가 열리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북한과 조용한 '트랙2' 외교를 하기에 좋은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미국이 북한에 대해 보다 종합적인 접근을 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좀 더 강력하게 박근혜 대통령이 동북아 평화구상을 통해 제시한 아이디어들을 받아들이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자누지 총장은 최근 북·일이 납북피해자 재조사와 독자제재 해제에 합의한 사례를 거론하며 "인도주의적 채널은 북핵 이슈와는 별도로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일 대화가 6자회담 협상과정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에 대해 "이번 사안은 인도주의적 사안으로서 핵문제와 분리돼 투명한 방식으로 진행된 것으로 믿는다"며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독자적으로 북한과의 외교를 추구할 것으로 보지 않으며 미국과 한국에 충분히 협상상황을 알려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자누지 총장은 존 케리 국무장관의 대북관에 대해 "과거에는 강한 대북 관여론자였다"며 "상원 외교위원장 재직시절인 2012년 3월 뉴욕에서 리용호 북한 6자회담 수석대표와 비공개 회동을 가졌을 때 베트남의 사례를 들며 '미국은 영원한 적이 없다'는 메시지를 주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당시 모임에는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과 제임스 스타인버그 전 국무부 부장관, 한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 등이 참석했다고 자누지 총장은 전했다.

그는 그러나 "지금 케리 장관은 현실주의적 관점에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추구하는데 시간이 걸린다고 본다"며 "제재와 관여정책을 적절히 구사하며 북한이 어려운 선택을 내릴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케리 장관이 중동 평화협상과 시리아, 이란, 우크라이나, 중·일 갈등 등 다양한 이슈들을 다루고 있지만 앞으로 수주 내에 북한이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와 같은 추가적인 도발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있어 북한에 상당한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맨스필드 재단은 항간에 일본계 펀드를 받는 싱크탱크로 알려져있으나 실제로는 미국 정부로부터 90%의 재정지원을 받아 일본 정부 내에 미국 공무원 10여명을 파견하는 펠로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자누지 총장은 설명했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자금출연에 힘입어 한·미 학자와 정책결정자들을 위한 '넥서스' 프로그램을 시행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와 데이비드 강 서던캘리포니아대 교수를 비롯한 미국내 한반도 전문가 10여명이 오는 16일부터 5일간 한국을 방문한다.

이들은 윤병세 외교장관과 성김 주한 미국대사를 만나 한·미관계와 한반도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벳쇼 고로(別所浩郞) 주한 일본대사와 한·미·일 삼각협력 문제를 논의한다. 또 국방부와 통일부, 탈북자 정착지원을 하는 '하나원', 인천대교 등을 방문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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