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 결과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은 각각 텃밭인 영남과 호남을 수성해 역대선거와 마찬가지로 지역주의 투표성향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표가 거의 마무리단계에 접어든 5일 6시 현재 새누리당은 대구 경북 부산 경남 울산 제주 인천 등 7개 광역단체장선거에서 승리를 확정하고 경기도는 개표가 진행중이지만 새누리당 남경필 후보의 승리가 유력하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서울과 충남 대전 전남 전북 광주 세종에서 승리를 확정했고 강원과 충북은 승리가 확정적인 상황이다.
양당은 최대 승부처이자 접전지역인 수도권과 중부권 대결에서 대전-세종, 인천을 서로 주고 받았다.
선거결과를 표면적으로만 놓고 보면 어떤 정당도 승리라고 장담하기 어려울 정도의 황금분할이 이뤄졌지만, 세월호 참사란 거대 변수가 선거기간 내내 정부여당에 대한 심판론으로 표출되고 표심을 흔드는 원인이 됐던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새정치민주연합의 패배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선거 초,중반 서울을 제외한 경기와 인천, 강원, 대전, 충북 등 접전지역에서 여야간 지지율 격차는 적게는 5%에서 15%까지 나타났지만 종반으로 접어들면서 대부분 지역이 승부를 예측하기 어려운 박빙판세를 보일 정도로 민심이 갈리는 양상을 보였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세월호 여파로 새정치민주연합 등 진보진영의 낙승을 예견하는 분위기였지만 막판 보수지지층이 강하게 결집했다.
야당의 세월호 심판론, 정권 심판론에 '박근혜의 눈물을 닦아주자' '국가시스템을 바로세울 기회를 달라'는 새누리당의 이른바 박근혜 마케팅이 망설이던 보수성향 부동층을 움직이는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정부여당이 세월호 참사의 여파에도 불구하고 선방하는 결과로 귀결된 데는 박근혜 대통령 집권기간이 1년 6개월여에 불과해 잔여 임기가 3년 6개월이나 남았다는 점, 세월호 참사에도 불구하고 40%이상의 국민들은 여전히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거둬 들이지 않은 사실도 작용했다.
역으로 세월호 참사 수습 과정에서 보여준 정부여당의 무능도 문제지만 새정치민주연합도 대안세력으로서 가능성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는 민심이 투표에 반영됐다. 결국 6.4지방선거에 나타난 표심은 일방적으로 어느 한 정파를 지지하기 보다는 견제와 균형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