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지난달 26~28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일 국장급 협의에서 쌀을 포함한 식량과 의약품을 지원해달라고 일본측에 요청했다고 교도통신이 4일 보도했다.
이에 일본 정부는 비정부기구 등 민간 차원에서 인도적 물자 수송을 허용하는 수준에서 합의를 시도했다고 일본 정부 소식통이 전했다.
일본 정부는 적절한 시점에 대북 인도적 지원을 검토하겠다는 합의문 내용에 따라 북한이 납북자 조사를 개시하면 인적 왕래와 인도적 선박 왕래 등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같은 결정은 일본 내 여론이 북한에 엄격하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북한 당국에 납치 문제 재조사를 촉구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통신은 분석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이달 중순 특별조사위원회를 발족하면 이르면 다음달 중으로 북한과 일본 간 선박 왕래가 재개될 전망이다.
앞서 일본은 지난 2004년 북한에 식량 25만t을 지원하기로 약속했지만, 납치 문제 재조사를 둘러싼 대립 끝에 식량 지원을 중단했다.
한편 북·일 스톡홀름 협상의 일본측 대표인 이하라 준이치 외무성 국장이 다음주 미국 워싱턴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지지통신이 보도했다.
이하라 국장은 워싱턴에서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만나 납치 문제 재조사와 일본의 대북제재 일부 해제 방침 등에 대해 설명할 것으로 관측됐다.
일본의 독자적인 대북제재 해제 계획으로 인해 북한 문제를 둘러싼 한·미·일 공조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만큼 미국측의 양해를 구하기 위한 자리로 보인다.
동시에 일본 정부는 주요 7개국(G7) 공동선언문을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공개 비판하기로 하는 등 이중적인 외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날부터 이틀 동안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G7 정상회담 공동선언에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비판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른 제재를 준수하도록 국제사회에 촉구하는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
선언문은 또 북한에서 벌어지는 납치 등 광범위한 인권 침해를 비판하고 이에 대한 신속한 해결을 요구하는 내용도 포함할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은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와 함께 G7의 핵심 멤버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번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브뤼셀 현지에 도착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