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3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세인트 토마스 대학교 축구장에서 처음으로 공격 전술을 가다듬었다.
지난 30일 마이애미 도착 후 줄곧 수비 전술과 조직력 끌어올리기에 집중했던 홍명보 감독은 처음으로 공격 훈련에 나섰다. 사상 첫 원정 8강 진출의 성패를 가를 조별리그 첫 상대이자 유력한 첫 승 제물로 지목한 러시아를 대비한 공격이었다.
견고한 러시아의 중앙 수비를 공략하기보다는 상대적으로 헐거운 측면을 공략하기 위한 움직임에 초점이 맞춰졌다. 측면 수비수와 공격수의 활발한 자리바꿈과 최전방 공격수의 많은 움직임으로 수비를 교란한 뒤 2선 공격수가 최종 마무리하는 방식을 주로 훈련했다. 러시아의 역습을 대비해 수비수 4명과 수비형 미드필더 1명은 수비 진영에 남긴 채 공격에 가담하는 5명만이 최종 역습을 시도하는 철저한 역할 분담도 분명했다.
홍정호를 제외한 19명이 2개 조로 나뉘어 실전 같은 분위기 속에서 쉴 새 없이 훈련을 이어갔다. 수비수부터 빠르게 공격을 전개하는 방식에 이어 상대 골킥을 따낸 뒤 곧바로 공격으로 전환하는 방식까지 크게 두 흐름으로 훈련이 진행됐다.
선수들의 움직임을 세세하게 살펴본 홍 감독은 상대가 예측하기 힘든 정확한 타이밍을 수 차례 강조했다. 체격 조건이 좋은 러시아 수비수들의 뒷공간을 노리는 역습이라는 점에서 무엇보다 상대의 허를 찌르기 위한 빠르고 정확한 ‘한 방’을 주문했다.
수비부터 시작되는 역습에 이어 코너킥도 다시 한 번 연습했다. 앞서 코너킥을 짧은 패스로 시작해 조금 더 위협적인 위치에서 상대 문전으로 공을 연결하는 방식을 훈련한 데 이어 이번에는 그대로 상대 문전까지 한 번에 길게 연결하는 훈련이 실시됐다. 좁은 페널티 박스 안에 대부분 선수가 자리해 실제 상황을 재연해 공격과 수비를 함께 대비했다.
이날 훈련에서 수차례 정확한 슈팅을 선보인 손흥민(레버쿠젠)은 "러시아가 수비조직과 역습이 좋은 팀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공수전환도 상당히 빠른 팀"이라며 "감독님도 중앙을 이용한 공격보다 측면을 주로 활용하는 것과 상대 역습을 막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