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 분리주의 민병대와 이들을 진압하려는 정부군 간의 교전이 계속되면서 정국 안정화의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에도 동부 루간스크주 주도 루간스크시 외곽에서 정부군과 분리주의 민병대 간에 교전이 벌어졌다.
통신은 이날 새벽 민병대원 수백 명이 중기관총과 유탄발사기 등을 이용해 루간스크의 국경수비대를 공격했으며 이에 수비대 대원들이 응사에 나서면서 약 4시간 동안 전투가 벌어졌다고 전했다. 정부군은 이 전투에 전투기까지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전으로 4명의 국경수비대원이 중상을 입었다고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밝혔다. 민병대 쪽에선 대원 5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매체는 국경수비대원 10명과 민병대원 3명 등 13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전투가 격화하면서 인근 마을 주민들은 집을 떠나 피난길에 나서고 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루간스크주 국경수비대는 러시아와의 국경 지역 740여km를 지키고 있다. 분리주의 민병대는 하루 전에는 루간스크의 탄약 생산 공장을 장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분리주의 움직임이 강한 동부 지역 최대 격전지 가운데 하나인 도네츠크주 도시 슬라뱐스크에서도 교전이 멈추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군은 1일 대포를 이용해 슬라뱐스크 시내 기계 생산 공장을 포격했다. 이 과정에서 포탄 1발이 인근에 있는 유치원에 떨어졌으나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유치원생들은 하루 전 모두 대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병대는 정부군 포격에 박격포로 응수해 정부군을 격퇴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포격으로 민병대원 1명과 민간인 4명 등 5명이 부상했다고 민병대는 전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선 정부군이 지난달 25일 대선 이후 분리주의 민병대 진압 작전의 공세를 강화하면서 양측 간에 치열한 교전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26~27일 이틀 동안 도네츠크 공항에서 민병대와 정부군이 공항 장악을 위해 공방을 벌이면서 한꺼번에 수십 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유혈 충돌이 격화하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정부에 진압작전을 즉각 멈추고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러시아가 분리주의 세력 지원을 중단하라고 맞서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일 모스크바를 방문한 아프리카 모리타니 외무장관과의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결의안 초안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결의안에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정부군의) 즉각적 폭력 중단과 실질적 협상 개시를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결의안에는 또 주민들이 교전 지역을 벗어나고 구호물자 지원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인도주의 통로'를 개설하자는 요구도 포함됐다고 라브로프는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측은 그러나 러시아가 이 인도주의 통로를 이용해 분리주의 민병대에 대규모로 무기를 공급할 것을 우려해 러시아 측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현지 우니안(UNIAN) 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