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벵가지서 또 무장단체 충돌…10명 사망(종합)

리비아 동부 벵가지에서 무장단체 간 치열한 교전이 또다시 벌어져 최소 10명이 숨졌다고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와 AFP통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퇴역 장성 칼리파 하프타르가 이끄는 무장단체 '국민군'은 전날부터 이틀째 벵가지 곳곳에서 이슬람 무장단체 '안사르 알샤리아' 대원과 총격전을 벌이고 있다.

총성은 전날부터 들리기 시작해 현재 벵가지 서부 외곽에 있는 특수부대를 포함해 곳곳에서 충돌이 진행되고 있다고 목격자는 말했다.

안사르 알샤리아 대원을 포함한 이슬람 무장 세력이 하프타르를 지지하는 특수부대를 공격했고, 국민군도 전투기를 동원해 안사르 알샤리아 기지를 공습했다.

벵가지 의료진은 양측의 교전으로 군인 8명과 민간인 2명 등 모두 10명이 목숨을 잃었고 15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벵가지 주민 술레이만 엘드레시는 "이 곳 주민은 집에서 공포에 떨며 교전이 끝나기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리비아 교육부는 이 일대의 학교 수업을 중단하고 기말 고사를 연기하라고 지시했다. 벵가지 병원은 유혈 사태가 확산할 것을 우려해 민간인을 대상으로 헌혈을 촉구하고 나섰다.

하프타르의 국민군은 지난달 17일에도 벵가지에서 군용기와 헬리콥터 등을 동원해 이슬람 무장단체 거점을 공격했다.

이 과정에서 최소 79명이 숨지고 141명이 부상했다.

하프타르는 리비아 과도정부가 벵가지 지역 통제에 실패했으며 이슬람 무장단체를 제거하는 작전을 추가로 전개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리비아에서는 2011년 시민혁명으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축출된 이후 중앙정부의 통제력이 약한 탓에 각 지역 민병대와 무장단체가 난립하면서 유혈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하프타르는 한때 카다피 정권에서 군을 이끌었으나 1980년대에 물러났고, 카다피 정권 축출 후에는 리비아군 재건 책임을 맡아 복귀했다가 곧 그만뒀다.

하프타르는 지난 2월 인터넷에 올린 동영상에서 리비아를 테러 세력으로부터 구출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리비아 당국은 이를 쿠데타 의도로 받아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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