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사탕은 싫다"…도네츠크서 민병대 행사 굴욕

포로셴코 소유업체가 만든 사탕에 어린이 행사 난장판

분리주의 민병대와 정부군 간의 유혈충돌이 계속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에서 애꿎은 초콜릿과 사탕이 갈등의 희생양이 됐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도네츠크 분리주의 민병대가 자체 선포한 '도네츠크 인민공화국'은 1일(현지시간) 레닌광장에서 아이들에게 창고에서 약탈해온 초콜릿, 캐러멜, 레몬라임 주스 등을 나눠 주는 행사를 열었다.

분리주의 민병대는 아이들의 기뻐하는 모습을 기대했겠지만 문제는 이 과자가 우크라이나 대통령 당선인인 페트로 포로셴코의 제과회사 '로셴'에서 만든 상품이라는 것이었다.


공짜 군것질거리에 기뻐서 손을 내밀던 주민들은 이를 알아채자마자 성난 군중으로 돌변했다.

일부가 "이는 도발행위"라고 소리치기 시작했고, 군중은 "피투성이 사탕은 거부한다", "사탕에 독이 들었다" 등의 외침과 함께 초콜릿과 사탕 상자를 짓밟기 시작했다.

사탕을 가져왔던 민병대원은 "아이들에게 사탕을 주려고 했던 것뿐이지 다른 뜻은 없었다"며 "사탕이 어디서 왔는지가 무슨 상관이냐"고 항변했지만 주민들의 화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결국 도망쳤다.

이날 행사에 가져온 사탕 상자는 모두 부서졌고 사탕과 캐러멜은 짓밟혀 도로에 눌어붙었다.

이를 두고 주민들 사이에서도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백발의 노인은 "우리는 세계 2차대전 당시에도 (적국인) 독일 담배를 피웠다"며 차이가 뭐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사탕 상자를 갈가리 찢던 한 여성은 "포로셴코가 우리를 살해하면서 동시에 먹이는 일은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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