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선거는 자식들의 대리전이다?"…온라인에서 '화제'

(왼쪽부터) 고승덕 서울시교육감 후보,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후보.
고승덕 서울시 교육감 후보의 딸이 "자녀 버린 내 아버지, 교육감 자격 없다"는 내용의 글을 폭로해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선거는 자식들의 대리전이다?"라는 글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한 누리꾼은 최근 유명 포털사이트 토론방에 정몽준 후보 아들과 고승덕 후보 딸, 그리고 조희연 후보 아들의 글을 정리해 올렸다.

그는 "선거가 재미있어진다. 후보 자식들의 글이 선거판을 뒤흔들고 있다. 마치 자식들의 대리전 같다. 그런데 세 자식의 글이 너무나 극명하게 다르다"고 주장했다.

또 "정몽준 후보의 아들은 하지 말아야 할 발언으로 아버지를 위기로 몰아넣었다. 고승덕 후보의 딸은 아예 아버지 낙선 운동에 발 벗고 나섰다. 조희연 후보의 아들은 아버지의 당선을 위해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누리꾼은 "정몽준 후보는 눈물을 흘리며 자식의 허물을 사과했다. 고승덕 후보는 눈물을 흘리며 자식들만은 건드리지 말라고 호소했다. 그런데 그 자식이 먼저 아버지의 참모습을 폭로하고 달려들었다. 그러니 그들이 흘린 눈물조차 그 진정성이 의심스러워진다. 수신제가라는 말이 새삼 무겁게 다가온다"고 주장했다.

이어 "예로부터 가장 무서운 게 자식이라고 했다. 아무리 잔인한 독재자도 자식을 어쩌지는 못한다. 그 자식들의 발언을 보면 그들이 평소에 자식들을 어떻게 키웠으며, 그들의 신념과 가치관이 무엇인지조차 우리는 미루어 알 수 있다. 자식들은 보고 배운 대로 크고 그만큼 자신의 생각을 글로 담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다음은 이 누리꾼이 정리한 '후보 자녀들의 글'이다.

정몽준 후보 아들의 글
박근혜 대통령 지난번에 칼빵 맞을뻔 한 거 모르냐... 경호실에서는 경호 불완전 하다고 대통령한테 가지 말라고 제안했는데 대통령이 위험 알면서 방문 강행한 거야. 그리고 국민 정서 언급했는데 비슷한 사건 일어나도 이성적으로 대응하는 다른 국가 사례랑 달리 우리 나라 국민들은 대통령이 가서 최대한 수색 노력하겠다는데도 소리 지르고 욕하고 국무총리한테 물세례하잖아 ㅋㅋㅋ 국민 정서 자체가 굉장히 미개한데 대통령만 신적인 존재가 돼서 국민의 모든 니즈를 충족시키길 기대하는 게 말도 안 되는거지. 국민이 모여서 국가가 되는건데 국민이 미개하니까 국가도 미개한 것 아니겠냐.


고승덕 후보 딸의 글 일부
그분이 전혀 가르치지도, 그다지 말한 적도 없는 그 분의 자녀로서 저는 서울 시민 여러분께 그분은 교육감이란 직책에 자격에 없다는 것을 알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교육감의 역할이 한 도시의 교육 정책과 시스템을 돌보는 것이라면, 고승덕은 이 일과 관련이 없는 사람입니다. 자신의 피붙이도 가르칠 뜻이 없는 사람이 어떻게 한 도시의 교육 지도자가 될 수 있겠습니까? 교육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그들의 손에 미래가 달려 있는 사람들- 여러분 도시, 민족, 세계의 미래-을 키우는 일입니다. 그분의 딸로서 저는 그분으로부터 교육에 대한 어떠한 지원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서울에 살고 있는 많은 친구와 더불어 한때 서울의 시민이었던 저는 여러분이 살고 있는 도시의 미래를 위해 올바른 결정을 하고 그 직책에 보다 적합한 후보를 선택하리라고 믿습니다. 서울 교육을 진정 염려하고 후보자 자신과 가장 가까운 사람, 자기 자녀를 돌보면서 시작할 그런 사람을 말입니다.


조희연 후보 아들의 글 일부
교육감 선거에 출마하시면서, 아버지는 ‘진심 교육감’, ‘교육도 사람이 먼저다’라는 당찬 슬로건을 내걸었습니다. 후보자의 높은 도덕성과 청렴함을 전제로 해야만 하는 이러한 구호를 감히 내걸었다는 사실 자체가, 조희연이라는 개인이 지닌 진정성이 그만큼 흠잡을 데 없다는 점을 반증할 수 있을 것입니다.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아버지를 바라봐온 저 또한 아버지가 한 점의 부끄러움 없는 사람임을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저는 사실 아직도 많이 두렵습니다. 제가 더 이상 한 사람의 평범한 대학생으로 살지 못하고 '조희연의 아들'로서 세상에 알려질까봐 말입니다. 그렇기에 이 글 하나를 쓰는 데도 수없이 많은 퇴고와 고민을 거쳐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이를 무릅쓰고 이렇게 글을 쓰는 건 저희 아버지가 최소한 사람들에게 어떤 사람인지 공정하게 평가받을 기회라도 얻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에서입니다. 인지도가 없으면 평가를 받을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게 현실입니다.


이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애비를 보면 그 자식을 알 수 있고 자식을 보면 그 애비를 볼 수 있다는 말이 딱 맞는 말이란걸 절실히 느꼈다", "자식들의 글을 선거판에 악용하는 어른들의 수준높은세계…차암 대단하세요 그 잔머리", "자식은 부모의 거울. 2천년 넘는 인류의 진리. 수신제가치국평천하" 등 200여개의 댓글을 달며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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