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기관들 "세월호 참사 한국경제에 영향 없다"

7개 기관들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오히려 상향조정

한국 경제를 전망한 외국계 기관 3곳 중 1곳이 올들어 한국의 연간 경제성장률을 상향 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난 4월16일 이후 전망치를 조정한 기관들 대부분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치보다 높여 잡았다.

세월호 참사 이후 소비심리 악화 등 경제 둔화 우려를 아직은 크게 반영하지 않은 것이다.

2일 블룸버그가 집계한 외국계 금융기관 및 신용평가기관 등 33곳의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달 30일 기준 평균 3.63%로 집계됐다.

이는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전망한 성장률인 3.65%와 비슷한 수준이며, 한국은행의 4.0%보다는 낮은 수치다.


기관별로 보면 글로벌 투자은행인 바클레이즈와 웰스파고가 성장률을 4.1%로 가장 높게 전망했다. 이어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과 싱가포르 은행인 UOB가 4.0%로 전망했다.

반면 네덜란드의 ING그룹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외국 기관 중 최저치인 2.8%로 제시했다. 영국의 HSBC홀딩스와 크레디트스위스(CS)도 각각 3.2%, 3.3%로 비교적 성장률을 낮게 점쳤다.

전체 기관 중 연초 이후 한국 경제성장 전망치를 조정한 곳은 14곳으로, 이 가운데 11곳이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이는 한국 경제성장 전망치를 제시한 기관 중 3분의 1에 해당한다.

특히 눈길이 가는 것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4월 16일 이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조정한 기관들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전망치를 조정한 7개 기관들 가운데 사고 발생 바로 다음날 전망치를 조정한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를 제외하면 6곳 모두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세월호 참사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크게 반영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향 조정폭이 가장 컸던 기관은 웰스파고다. 이 기관은 지난달 15일 기준 전망치를 종전보다 0.9%포인트 높였다. 캐나다의 노바스코샤 은행과 미국 시장조사업체 IHS는 같은 날 전망치를 각각 0.5%포인트, 0.4%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반면 BOA메릴린치(-0.2%포인트), 무디스(-0.2%포인트), BNP파리바(-0.1%포인트)는 올해 들어 전망치를 낮췄다.

이와 관련, 무디스의 톰 번 부사장은 최근 한국에서 열린 미디어 브리핑에서 "한국의 2014~2015년 경제성장률이 3~4%로 예상되며 중기적으로는 4%대로 성장할 잠재력도 있다고 본다"며 "다른 선진국에 비해선 비교적 빠른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이를 위해선 한국의 높은 가계부채와 공기업 부채 문제가 해결돼야 하며, 대외적으로는 한국에 대한 수출 수요가 늘어나야 한다는 조건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외국계 기관들의 내년 한국 GDP 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3.69%로 올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점쳐졌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