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우 "아이돌 엑소 좋아"…변화 즐기는 18년차 가수

[노컷 인터뷰] 새 앨범 'MOVE'로 음악적 변신을 선보인 김연우

가수 김연우하면 맑고 단단한 목소리가 떠오른다. 무대 위에선 청아하고 애절한 목소리로 청중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무대 밖 김연우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강호동과 박명수를 쥐락펴락하고, 아이돌 노래도 즐겨 듣는다. 심지어 "춤도 잘춘다"며 댄스 욕심도 드러냈다.

이전까지의 음악색깔과 전혀 다른 새 미니앨범 'Move'를 소개하면서도 "재밌었다"며 변신 자체를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 젊은 감각을 유지하는 18년차 가수

김연우가 엑소 팬이라는 사실은 이미 엑소 팬들 사이에선 유명하다. 김연우는 엑소를 후배 가수 중 가장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으로 꼽으며 "대기실에 직접 찾아가서 사진도 찍어 달라고 했다. '엑소 쇼타임'은 미리 녹화해서 챙겨본다"고 털어 놓았다.

엑소 뿐 아니라 에이핑크, 아이유 등을 줄줄이 읊으며 "멤버들 개개인도 매력적이고, 음악적으로 굉장히 훌륭하다"고 인터뷰 중 즉석에서 포인트 안무를 선보였다. 평소 아이돌 영상을 즐겨본다는 김연우는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출연해 아이유의 '분홍신'을 완벽하게 커버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춤을 전문적으로 배운 건 아니고요. 재밌어서 자꾸 보다보니 자연스럽게 외워지더라고요. 분홍신'이 화제가 되고 아이유한테도 그냥 보고 따라했다 하니 놀라더라고요. 제가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누나들이 부채춤 같은걸 연습하면 잘 따라 추고 했어요. 몸 쓰는 것 자체를 좋아해요. 이번 'Move' 무대에서도 춤을 출껀 데 기대해도 좋을 거예요.(웃음)"


김연우가 아이돌의 음악을 즐겨듣는 배경에는 보컬트레이너 활동이 있다. 김연우는 가수 임정희, 브라운아이드걸스 제아, 빅마마 이영혁, SG워너비 이석훈 등을 직접 가르친 명 보컬트레이너기도 하다.

"젊은 가수들을 가르치려면 요즘 아이돌에 대한 감각을 계속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해요. 물론 소리도 마찬가지고요. 퇴보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게 제 소리를 유지하는 방법도 되고요."

◈ 발라드 전문 가수? "원래는 록커였죠"

김연우는 1996년 토이 객원보컬로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 걸'을 부르며 가요계에 데뷔했다. 90년대를 대표하는 발라드곡이지만 김연우는 이 곡을 부르기 전까지는 대학가에서 록커로 이름을 알렸다.

"대학 입학 전까진 집안 분위기 영향 때문에 성가만 불렀어요. 서울예대 91학번으로 입학하면서 스콜피온스, 퀸, 레드제플린 등의 록을 접했는데 완전 매료됐죠. 신세계였어요. 그렇게 주구장창 록만 불렀는데, 1995년 유희열을 만나면서 발라드의 길에 접어 든거죠."

데뷔 후 10년이 넘게 발라드만 불렀던 김연우에게 전환점이 됐던 건 MBC '나는 가수다' 출연이었다. '나가수' 무대에 오르면서 변화의 즐거움을 알게 된 것. 음악 뿐 아니라 가수 인생에서도 터닝포인트였다. 이전까지 아는 사람만 알았던 김연우에서 국민 가수로 인지도가 대폭 상승됐던 것. 김연우는 '나가수' 직후 꿈에 그리던 전국투어 콘서트를 갖게 됐고, 그 한 해에만 5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공연계에 돌풍을 일으켰다.

◈ "나는 아직 거장이 아니다"

'나가수' 이후 김연우는 앞으로의 음악을 생각하게 됐다. 김연우는 계약금도 없이 미스틱89와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김연우가 미스틱89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윤종신, 정석원과 함께 작업하며 변화된 음악을 작업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김연우는 "스스로 해온 음악스타일에 질려있었다"며 "좀 더 다양한 음악을 건드려보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래서 이번 앨범 수록곡 5곡 모두 각기 다른 색깔을 갖고 있다. 타이틀곡 'Move'만 보더라도 펑키한 리듬에 김연우의 색다른 창법이 귀에 꽂힌다.

"분명 이전의 제 음악을 좋아했던 분들이라면 갑작스럽다고 느끼실 수 있어요. 그래서 '해독제'라는 발라드를 선공개곡으로 택한 거고요. 기존 팬들이 '나름 괜찮다'라고 말해주신다면 그 이상 바랄 게 없을 것 같아요."

객원 보컬에서 보컬트레이너로 18년간 활동하며 '연우신'으로 칭송받았다. 이제는 콘서트 대관을 잡을 때도 신승훈, 서태지 등과 경쟁에서 밀리지 않을 정도지만, 김연우는 아직도 "거장은 아니다"고 말했다.

"'불후의 명곡'에서도 레전드로 나와 달라는 제안을 받기도 했지만, 아직은 아닌 거 같아요. 저에겐 아직도 음악은 그냥 생활의 일부에요. 좋아하고 잘하는 분야 정도죠. 앞으로 15년에서 20년 정도 활동을 계속할 수 있게 되면, 그땐 '거장'이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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