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마지막 美軍 포로 5년만에 귀환..."정부의 의무"

아프가니스탄 반군 탈레반에 붙잡혀 있던 유일한 미군 포로인 보 버그달(28) 병장이 5년 만에 석방됐다.

대신 미국은 쿠바 관타나모 기지에 수감 중이던 탈레반 지도자 5명을 풀어줬다. 맞교환이 이뤄진 것이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버그달 병장은 현재 미군 특수부대의 보호 아래 있다"며 그의 석방 사실을 알렸다. 또 "미국은 우리 군인들을 전장에 남겨두고 떠난 적이 없다"면서 "버그달이 사라졌을 때도 우리는 결코 그를 잊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기자 회견장에 함께 나온 버그달 병장의 부모는 "하나뿐인 아들을 품에 안고 싶어 견딜 수가 없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버그달 병장은 지난 2009년 6월 30일 아프간에 파병된지 두달 만에 탈레반에 붙잡혀 5년간 감금돼 있었다. 미국이 2001년 아프간을 공격한 이후 지금까지 남아있던 유일한 미군 포로였다.

미국 정부는 2010년 부터 버그달 병장의 석방을 위해 탈레반과 직접 외교적인 협상을 벌였지만 탈레반 내부 강경파 때문에 진전이 없었다.

이후 카타르 정부가 중재에 나서 미군이 구속하고 있던 탈레반 지도자 5명을 풀어준다는 조건으로 협상이 극적 타결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탈레반 측도 자신들의 지도부 석방에 대해 '큰 행복이자 기쁨'이라며 환영했다.

포로 맞교환이 성사되면서 그동안 답보 상태였던 아프간 평화 협상도 급물살을 탈 것이란 기대가 높아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죄수 문제가 지금까지 협상 개시의 걸림돌이었으나 이번 맞교환으로 핵심 문제가 해결됐다"면서 "협상에 재시동이 걸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1일 아프간을 깜짝 방문한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은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보그달 병장의 석방이 합의를 도출하는 새로운 시작일 수 있다"며 아프간 평화에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파장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미국 공화당은 탈레반과의 포로 맞교환이 법률을 어긴 것이라며 정부를 비판하고 나섰다.

미국 관련법에 따르면 행정부가 외국 포로를 넘겨줄 경우 의회에 최소한 30일 전에 알려야 하지만 오바마 행정부는 포로 맞교환이 이뤄질 때까지 관련 사실을 의회에 알리지 않았다.

또 일각에서는 테러 집단과의 협상은 없다는 원칙이 무너지면서 전세계 미군이 위험에 빠지게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헤이글 장관은 "사안이 너무 긴박해 의회에 전달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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