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전후에 끊임없이 한반도 정세를 국내 정치에 이용
-日 대북제재 해제, UN 차원 제재 수준 이하까지는 아냐
-北日관계 개선? 양국 인사 교류 차원, 본 궤도에 오른것 아냐
-외교당국 의연하게 대처해야, 장기적 시각으로 北핵문제 해결해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5월 30일 (금) 오후 6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장관)
◆ 송민순> 네,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일본 국내 국민들한테는 이른바 납북자 문제라고 하는 게 북핵 문제보다 훨씬 중요한 문제라면서요?
◆ 송민순> 그렇지는 않겠죠. 당장 감정적으로 납북 문제가 감성적이고 또 인도 문제니까 중요하지만 북한 핵이나 미사일, 우리도 마찬가지겠지만 이건 국가 전체의 안보에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그게 성격이 다른 거고, 무게로 치면. 또 핵이나 미사일 이런 게 무게가 더 크겠죠.
◇ 정관용> 그나저나 많이 듣긴 했는데 혹시 몰라서 청취자 분들 궁금해 하실까봐요. 납북자 문제라는 게 대체 언제부터 왜 북한이 납북을 했고, 몇 명이나 대상이 되는 겁니까, 대체로?
◆ 송민순> 그게 지금... 17명이 납북됐다고 일본은 주장을 하고 있는데. 2002년 고이즈미 총리가 가서 그때 한번 합의를 했지 않았습니까?
◇ 정관용> 네.
◆ 송민순> 그때 5명이 일본으로 다시 돌아갔습니다. 그런데 12명이 남았는데. 일본은 12명 그 사람들에 대해서 다 다시 밝혀라,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고. 북한은 그중에서 4명인가는 아예 있지도 않은 사실이고, 8명인가는 아예 사망했다. 이렇게 좀 서로가 주장하는 바가 다르니까 이게 해결이 안 난 거죠. 그런 사정인데. 뭐 북한이 그 당시에 김정일, 북한의 김정일이 그걸 인정했던 것 아닙니까?
◇ 정관용> 그렇죠. 부분적으로 인정했던 거죠, 2002년에.
◆ 송민순> 북한은 다 인정했다고 그러고, 일본은 부분적으로만 인정했다고 하니까. 서로 입장이 다른 거죠.
◇ 정관용> 2002년에 그렇게 일단 합의해서 조사하기로 했다가 핵실험하고 이러면서 다시 없었던 일이 됐다가 이번에 다시 합의한 것 아니겠습니까?
◆ 송민순> 핵실험 때문에 없어진 것도 있지만 5명 돌려보내고 북한은 해결을 다 했다고 생각했는데. 일본이 더 요구를 하니까 납치 문제 자체도 사실은 해결이 안 된 겁니다.
◇ 정관용> 그런데 어떻게 보면 좀 갑작스럽게 합의가 된 것 같아요. 그런데 북한과 일본의 의도를 좀 분석해 주시면 어떨까요. 먼저 김정은의 의도와 아베의 의도요.
◆ 송민순> 이건 뭐, 사실 이런 정도의 합의가 나올 거라는 건 금년 초부터 어느 정도 우리가 예견할 수 있었던 겁니다. 언제 나오느냐가 문제였지만. 그런데 지금은 김정은으로서는요. 제가 보기에는 우선 중국으로부터 좀 벗어나야 되겠다. 중국에 급하게 굉장히 의존하고 있으니까.
◇ 정관용> 요즘 또 북·중관계가 별로 안 좋잖아요.
◆ 송민순> 네. 그것뿐만 아니라 좋다 하더라도 자기 옆에 붙어 있는 나라에 한 군데로 집중적으로 전환하는 것은 누구든지 그것을 원치 않습니다. 벗어나려고 하는데 나오려고 하면 한국, 일본, 미국이 이렇게 있는데 거기에서는 꽉 막고 있으니까. 어딘가 한 군데는 뚫어야 되겠는데 일본이 제일 약한 꼬리가 돼서 그렇게 합의를 한 거고. 또 아베의 입장에서 볼 때는 지금 아시아에서 한국과 중국을 어떻게 해 봐야 되겠는데 그게 또 꽉 막혀 있지 않습니까? 과거사 문제라든지 여러 가지 요즘 위안부 등등 일본이 우경화되면서. 그런 과정에서 또 북한을 활용하고 그랬는데요. 특히 일본은요, 아베뿐만 아니라 일본이 전후에 끊임없이 한반도에서의 분단 상황을 자기들의 국내 정치와 대외관계에 있어서 활용을 해 왔습니다. 그래서 이런 걸 우리가 기본으로 깔고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전격 합의 될 때까지 사전 통보를 전혀 받은 바가 없다면서요?
◆ 송민순> 일본이 이런 문제를 가지고 과거에도 그렇고 우리한테 미리 미리 알려주고 협의하는 이런 정도로 한·일관계가 그렇게 가까운 게 아닙니다. 특히 이런 문제에 있어서는 민감하게 다루기 때문에 사전에 알려주고 이렇게 하지 않았을 거고요. 이제 사람들이 지금 보면 한·일관계가 경색되어 있어서 안 알려주고 했다, 이렇게 이야기하는데.
◇ 정관용> 원래 그렇다, 이거로군요.
◆ 송민순> 원래 그런 기본적인 성향이 있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런데 한·미·일 공조체제는 북한에 대해서 지금까지 줄곧 압박전술을 써 오지 않았습니까? 우리나라는 또 5.24 조치도 있고 미국은 또 UN 주도 하에 여러 가지 제재 조치들을 하고 있는데. 일본만 이렇게 독자적인 제재를 해제한다고 하지만, 이렇게 되면 한·미·일 공조에 뭔가 엇박자가 생기는 겁니까, 어떻게 봐야 합니까?
◆ 송민순> 기본적으로요, 이게 인도, 인권 문제에 대해서 해결하려는 노력 자체를 어떻게 하지 마라고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다음에 또 일본이 지금 제재 해제 하는 것도 UN 제재 차원에서 하고 있는 그 위에서 일본이 독자적으로 저촉을 한 거거든요.
◇ 정관용> 그렇죠.
◆ 송민순> 그런데 이걸 갖다가 한·미·일이 공조를 하고 또 UN 차원에서 해 놓은 제재를 일본이 독자적으로 해제하는 게 아니고.
◇ 정관용> 그건 아니다, 이거죠.
◆ 송민순> 일본이 그 위에 UN 제재 위에 추가적으로 자기들이 했던 제재를 풀면서 그걸 카드로써 활용을 한 것이기 때문에. UN 제재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핵미사일 때문에 그런 것 아닙니까?
◇ 정관용> 그렇죠.
◆ 송민순> 그러니까 핵미사일 문제에 진전이 없는 한 UN 제재 수준 이하로 더 제재를 해제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 정관용> 네. 그러면 한·미·일 공조에는 큰 문제없는 겁니까, 어떻게 봐야 합니까?
◆ 송민순> 기본적으로 상징적으로 그렇고 큰 문제가 있다고 보지는 않고요. 우리는 지금 당장 보니까 언론이나 이런 데서는 북·일 간의 수교, 외교관계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데. 제가 보기에는 최소한 수교까지 가려면 5개 이상의 큰 대문을 거쳐야 될 겁니다. 이번에 합의하는 게 하나의 작은 대문이고. 그 다음에 납북자 조사결과를 일본이 수용할 수 있어야 됩니다.
◇ 정관용> 그렇죠.
◆ 송민순> 또 일본이 수용할 수 있는 조사결과를 북한이 내놓기도 쉽지는 않을 겁니다. 그다음에 핵미사일 가고 그다음에 소위, 청구권. 과거 우리 한·일 협정 때처럼 청구권 문제가 있고 그다음에 수교로 넘어가는 큰 어려운 대문들이 있는데. 당장 무슨 북·일관계가 지금 이렇게 상징적인 것 이상의 실질적인 관계로 될 거라고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이 되네요.
◇ 정관용> 네. 결과적으로 핵 문제가 국제적으로 풀려야 북·일 수교 문제도 같이 풀린다, 이렇게 봐야 합니까?
◆ 송민순> 그렇죠. 그거 없이는 이 문제는 본 궤도에 가기 어렵고요. 그렇지만 지금 그 동안에 사람 왔다 갔다 하는 정도 하고, 만경봉호라고 옛날 북한하고 일본하고 왔다 갔다 했던 배 정도 있지 않습니까?
◇ 정관용> 네. 조총련들이 많이 가고 그랬죠.
◆ 송민순> 그런 정도의 배가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정도의 이런 문제이지.
◇ 정관용> 그렇다면 우리 정부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합니까? 마지막 질문입니다.
◆ 송민순> 저는 말씀이죠. 우리 정부가 당장 여기에 대해서 급하게 할 것 없이 의연하게 대응을 하고요. 또 어떻게 보면 지금 말씀드린 대로 북·일관계는 상당한 실질적인 한계가 있고. 또 사실적으로 북·일관계가 잘 진행이 되면 우리가 더 큰 시각에서, 멀리 보는 시각에서 보면 우리가 안고 있는 큰 문제는 북·일관계가 어떻게 되는 게 아니라 북한이 행동을 조심하고 평화적으로 행동하고 핵미사일 문제를 해결해서 한반도에서 평화와 안정을 가져오는 것 아니겠어요?
◇ 정관용> 그렇죠.
◆ 송민순> 그런 큰 목표에 맞게 이런 북·일관계를 활용하는 자세가 필요할 겁니다. 이걸 가지고 이 문제의 당장의 협소한 시각보다는 좀 장기적이고 광대한 시각으로 볼 필요가 있고. 그런 면에서 남북관계를 우리가 먼저 이끌어갔으면 좋았겠지만, 또 여러 사정이 있어서 안 됐으니까 차선책이라도 이런 사정에 맞춰서 우리도 예를 들어서 개성공단 같은 것. 지금 실제 우리 기업 자체가 필요로 하고 그러니까 일본 때문에 그런 게 아니고 우리 자체가 필요로 하니까 그런 걸 하고요. 또 5.24 조치 같은 것도 우리 자체의 남북관계 차원 우리 자체의 안보, 경제 차원에서 이것을 단계적으로 해제해 나가는 그런 유연한 정책이 좋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일부 언론들에서 ‘우리 정부 뒤통수 맞았다. 한·미·일 공조 균열.’ 이런 표현 쓰는데 그럴 게 아니라.
◆ 송민순> 네. 그 정도로 이게 무슨 자극적인 사안은... 우리가 설사 자극적인 요소가 있다 하더라도 그렇게 자극받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이 됩니다.
◇ 정관용> 큰 틀에서 보면 북·일관계 개선도 사실은 좋은 것일 수도 있다, 이런 시각으로. 우리는 또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 우리 할 바를 해야 하는군요.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송민순> 네.
◇ 정관용>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장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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