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광고에 돌고래선물까지'차원 다른 중국 팬 선물 문화

그룹 EXO 멤버 '첸(본명 김종대)'을 위해 중국팬이 입양한 돌고래 입양 확인서 (출처: EXO 네이버 팬카페 'EXO TERIC')
한류는 이제는 익숙할 정도로 친근한 단어가 되었다. 특히나 이웃 나라인 중국에서 한류에 대한 반응이 매우 뜨겁다. 게다가 중국은 국토 면적으로는 세계 2위, 인구수로는 세계 1위에 달하는, 우리나라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큰 나라, 그야말로 ‘대륙’이다. 그만큼 중국에는 한국의 스타들에 열광하고 그들을 응원하는 팬의 수도 엄청나게 많다.

한국과 중국간 팬문화의 차이는?

그렇다면 중국 내 한류 팬들의 문화는 우리나라의 그것과 어떻게 다를까? 중국의 팬문화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온오프라인(중국 바이두내 팬클럽)으로 총 15명의 한류가수 팬 및 한류에 관심이 많은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해보았다.

의외로 중국의 팬문화는 한국과 크게 다를 것이 없었다. 한중 양국의 팬들 모두 스타가 가는 곳이라면 열정적으로 따르고, 인터넷으로 활발히 교류하며 때론 만남도 가진다. 또 돈을 모아 스타에게 선물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팬들은 대부분 12~25세 사이의 젊은 여성이었다. 좋아하는 스타의 국적을 따라 한국에서 유행하는 응원법이나 교류법도 중국까지 번져나간 것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스타를 직접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은 한국팬들이 부럽습니다 (ID: zhuangyixinge)”, “같은 스타를 좋아한다면 한 가족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치, 12세, 사천성)”, 또한 이들은 한국의 팬들에 대해 동경이나 동질감 또한 표하기도 하였다.

인터뷰 중 중국의 한류 팬문화에서 가장 흥미로우면서 주목할 만 한 점은 바로 어마어마한 스케일의 선물 문화였다.

“중국팬의 특징은 두 가지예요. 돈이 많고, 또 돈이 많은 것입니다 (거이몽, 23세, 허난성)”, “중국팬들은 스타에게 선물을 정말 많이 줍니다 (구이쩐, 21세, 사천성)” 그 엄청난 인구수에 비례하듯, 중국의 팬들 중에는 경제적으로 부유한 층의 팬도 많은 편이다. 흔히 한국에서는 팬들이 스타에게 선물을 주는 행위를 '조공을 바친다'라고 표현하는데, 중국 팬들의 선물은 '조공'이라고는 표현하기 민망할 정도로 그 스케일이 남다르다.

중국 팬들의 선물을 언급하는 그룹 슈퍼주니어 멤버들 (출처: MBC '놀러와' 캡처)

먼저 한류 아이돌 가수로는 중국 내에서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그룹 슈퍼주니어는 그동안 많은 방송에서 중국 팬들의 급이 다른 ‘억’소리 나는 선물을 이야기해 많은 화제가 됐다.

지난 2011년 MBC '놀러와'에서 슈퍼주니어 멤버인 ‘동해’와 ‘은혁’은 중국 팬들이 자신들에게 정품 CD를 한번에 1억 4천만원어치를 구입한 영수증을 선물로 보낸 적이 있다고 언급해 주위의 놀라움을 샀다.


한국에서만 진행되는 골든디스크 시상식에서 슈퍼주니어가 상을 받을 수 있도록 수상자 선정 기준 점수에 집계되는 앨범 판매 점수를 높이기 위해 한국까지 찾아와 그렇게나 많은 앨범을 구매한 것이다.

슈퍼주니어(멤버 ‘은혁’, ‘이특’)는 다시 한 번 '억'소리 나는 중국 팬들의 특별한 선물을 자랑하기도 했다. 한 해 가장 사랑받은 앨범에 주는 골든디스크 수상을 슈퍼주니어가 하지 못하자 중국 팬들은 서운해 할 그들을 위해 직접 1억원어치 순금으로 트로피를 제작하여 선물로 주었다고 한다. 너무 고가의 선물이라 멤버들이 기부로 좋은 일에 썼다는 후문도 있다.

한국 지하철에 수천만원 들여 엑소 멤버 생일축하광고 싣기도

차세대 한류 아이돌 그룹으로 중국 내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그룹 엑소(EXO)도 중국 팬들의 특이한 선물이 화제다. 중국 한류 팬들은 수 백 만원에 이르는 고가의 지하철이나 버스 광고를 통해 멤버의 생일을 축하하는 광고를 싣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하철 광고에 등장한 그룹 EXO 멤버 '시우민'의 생일 축하 광고 (출처: 트위터리안 exo_ahpa)


엑소 또한 슈퍼주니어를 비롯한 다른 인기 한류 그룹들과 마찬가지로 지하철과 버스 광고를 통해 중국 팬들이 그들의 생일을 축하해준다. 올해 3월 생일을 맞은 멤버 ‘루한’을 위해 중국 팬들은 베이징 시내 420번 버스에 한화 2천만원에 달하는 생일 축하 광고를 2년째 냈다.

이외에도 엑소는 중국 팬들로부터 특이한 선물을 많이 받은 것으로 유명한데, 중국 팬들은 멤버 ‘레이‘의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대형 애드벌룬과 트럭을 동원하기도 하였고 무엇보다 가장 특이하게도 멤버 ‘첸‘의 생일을 기념해 스코틀랜드 북부에 살고 있는 돌고래를 ’첸‘의 이름으로 입양하기도 하였다.

결국 한국이든 중국이든 스타를 사랑하는 팬들의 마음은 같다. 팬들의 문화에 약간의 차이는 존재하지만 문화도 한류에 물든 듯, 한국 팬과 중국 팬들의 팬 문화는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경제적으로 부유한 팬이 많아 중국 팬들은 스타에게 우리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선물을 주기도 한다. 허나 최근 많은 한류 스타들이 부담스러운 선물을 사양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팬들이 스타에게 직접적으로 큰 금액대의 물질적인 선물을 하는 대신 스타의 이름으로 팬들이 돈을 모아 기부를 하거나 봉사활동을 하는 등 사회 환원 차원의 긍정적인 선물을 하는 추세를 감안할 때, 차차 중국 팬들도 이에 영향을 받아 그들 사이에서도 조공 문화(?)가 줄어들고 이러한 ‘훈훈한’ 선물 문화가 확산되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런 추측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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