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걸고 불 끄는데…소방총감은 왜 없애나"

고양시외버스종합터미널 화재 현장. (사진=윤성호 기자/자료사진)
최근 대형화재 등 각종 안전 사고가 빈발하고 있는 가운데 119소방관들의 불만과 분노가 잇따라 터져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28일 다음 아고라 이슈청원에는 한 네티즌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소방 해체를 막아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이 글은 SNS 등을 통해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다.

"현장에 있는 소방관이다. 너무 비정상적인 일들이 벌어져서 이렇게 글을 쓴다"라며 말문을 연 작성자는 "'비정상의 정상화? 소방조직은 '비정상의 지속화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일이면 국가안전처 신설 등을 담은 정부조직법이 입법예고 되고 '소방서장이 재난발생시 경찰과 군을 지휘할 수 있다'라고 계속 방송 된다"면서 "(그러나) 정작 묵묵히 일 잘해온 소방이 해경과 같이 1계급 강등, 없어지면서 해체 흡수되고, 국민은 과거 그대로 시·도의 재정자립도에 따라 차별적인 소방안전서비스를 계속 받는다는 말은 없다"고 분노했다.

그는 또 이번 정부조직개편과 관련해 "이번 세월호 참사로 드러난 무능력한 행정위주의 재난대응체계 관련부서인 안전행정부의 안전관리본부와 소방방재청의 방재담당공무원(재난전문가라고는 손꼽히는) 부서가 소방본부와 해양안전본부를 제외한 3개 정도의 본부에 이변이 없는 이상 그대로 가지 않겠냐"면서 "이것이 기존의 정부조직과 이름만 다르지 뭐가 다른 것이냐?"고 비판했다.

특히 "정작 소방관의 최고 계급인 소방총감은 없애버리고 제복공무원의 자존심을 짓밟는 이유가 과연 무엇이냐?"고 반문하며 "소방이 도대체 무슨 잘못을 했길래 이러는 거냐. 과연 행정직 관료분들에게 소방은 취임식 때 의자 닦는 소방관으로 밖에 안보이는 것이냐?"고 분노를 표출했다.


또 "재난현장의 최일선에서 목숨걸고 불길로 들어가는데, 갑자기 경찰청장급의 치안총감 계급을 없애고, 군의 참모총장 계급을 없애면… 이게 말이나 되는 이야기냐?"면서 "제복을 입고 있는 일선의 소방관이 과연 무슨 생각을 하겠습니까? 누가 지휘를 받겠습니까?"라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어 "안정행정부의 영문명 안전이 Safety가 아니고 Security를 사용하는 것만 봐도 국민이 생각하는 '안전'과 정부가 생각하는 '안전'이 얼마나 다른지 알겠다"고 말했다.

위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음. (사진=이미지비트 제공/자료사진)
이 네티즌은 또 소방관의 열악한 현실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현장 소방관들은 대구지하철 화재사고가 나면서 2004년 최초 재난관리 전담기구 소방방재청이 만들어지면서 부족한 인력, 장비 이야기가 없어질 것이라고 했는데, 10년이 지난 지금도 소방의 이미지는 '노후화된 장비'와 '부족한 인력', '매맞는 소방관'으로 대변되고 있다"면서 "작금의 국가 안전처 신설에 대해서도 별 기대는 안하고 있지만 정말 이건 해도해도 너무한다"고 안타까워했다.

이 네티즌은 "지금이라도 국가안전처장이나 차장에 현장경험이 풍부하고 카리스마가 있는 소방관이 임명되어 지휘할 수 있게 해 달라"면서 "더 이상 부족한 인력, 장비 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소방공무원의 국가직화로 고르게 안전 예산이 집행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그 나라의 안전을 보면, 그 나라의 품격을 알 수 있다. 단언컨대 국가개조와 국가안전처의 시작은 소방조직을 제대로 인정하는 것에서 부터 시작될 것"이라면서 "국민 여러분께서 우리 119소방의 119가 되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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