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B"text":"[세월호 진실은]","bold":true%7D우리 사회를 '침몰 이전과 이후'로 나뉘게 만든 세월호 대참사. 하지만 사고 원인부터 부실 대응 배경까지 어느 하나 제대로 밝혀진 게 없다. CBS노컷뉴스는 '잊는 순간이 바로 제2의 참사'란 판단하에 그 실체적 진실이 드러날 때까지 추적 검증한다[편집자 주].
CBS노컷뉴스가 입수한 해경의 '2014년 수난대비 집행계획' 문건에 따르면, 해경은 해양재난시 대응 기본방침으로 "사고 발생 초기의 신속한 생명구조가 최우선 과제"라고 못박았다.
특히 "사고 발생 첫날의 초동조치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민관군 자원을 최대한 투입·활용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수난대비 집행계획'은 지난해 개정된 수난구호법에 따라 해경이 매년 작성해야 하는 문건으로, 5년마다 수립해야 하는 '수난대비 기본계획'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해경은 이들 문건에서 "사고를 당한 승선원의 생존 가능 시간을 고려해 '골든타임'인 3일 동안에 집중 수색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진도 인근 해상과 거제도 남방 해상 등 사고 다발해역에는 경비함정을 전진 배치해 안전관리 효율을 극대화한다"는 내용도 포함돼있다.
수중 구조를 위한 최소한의 전제조건인 '가이드라인' 설치조차 세월호가 침몰한 지 8시간가량 지난 오후 6시쯤 이뤄졌다.
이마저도 해경이 아닌, 해군 해난구조대(SSU)와 특수전전단(UDT) 요원들이 설치해냈으나 수중 수색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정오 이전 사고 현장에 도착했던 소방방재청 산하 중앙119구조단 역시 해경 통제로 수색작업을 펼치지 못했다.
사고 둘째날인 지난달 17일에도 '총력 구조'는 눈에 띄지 않았다. 물살이 약한 정조시간이던 오전 7시대에 UDT와 SSU 대원들이 잠수하려 했지만, 해경은 "민간업체 '언딘'이 우선 잠수해야 한다"며 통제했다는 게 국방부 답변이었다.
심지어는 해경의 '언딘 퍼스트' 당사자인 언딘마린인더스트리 측마저 "해경이 사고 첫날 현장 투입을 지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해경 요청으로 대기만 하다가 둘째날 오전 7시 50분에야 잠수사를 처음 투입했다는 것.
해경은 또 "잠수사들의 실력을 확인할 수 없다"며, 민간 잠수사들을 한동안 구조작업에서 배제해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수난대비 집행계획'을 보면, 해경은 지난해 한국해양구조협회를 통해 전국 지역별 잠수사 2800여 명에 대한 각종 정보가 담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실력을 확인할 수 없었다"는 해명과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이렇게 민관군을 모두 배제하며 사고 해역을 통제했던 해경이지만, 정작 스스로는 '늑장 대응'의 진수를 보여줬다.
사고 당일 오전 9시에 출동명령을 받은 해경 122구조대는 버스와 어선을 이용, 두 시간 넘게 지난 11시 20분에야 도착했다. 해경 심해특수구조단 역시 오후 1시 42분에야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현장에 출동한 목포해경 123정은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약 40분 동안 세월호와 교신조차 하지 않았다. 도착해서도 스스로 탈출한 승선자만 배에 옮겨싣는 등 부실 대응으로 일관했다.
해경은 또 사고 당일 신고한 단원고 학생 최모(18) 군에게 사고현장의 위도와 경도를 물으며 금쪽같은 시간을 허비한다.
자신들이 만든 '수난대비 기본계획'에도 "그동안 사고선박의 위치확인을 신고자가 제공하는 정보에만 의존해왔다"고 지적하면서 "관련 모니터링 시스템을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던 대목이다.
결국 해경은 이번 세월호 사고 초동조치에서 자신들이 불과 한 달전 세운 계획의 단 하나도 제대로 지키지 못하면서, 대참사를 불러왔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에 따라 검찰은 최근 전담 수사팀을 꾸려, 구조 과정 전반을 놓고 해경에 대한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지금껏 해경과 같이 꾸려온 '검경 합동수사본부'와는 별도로 운영되며, 직무 감찰 중인 감사원과 협력해 조사를 벌여나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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