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다가 일본-미국을 거쳐 한국으로 돌아온 임창용의 첫 패배(2승 10세이브)였다. 그만큼 삼성에게는 충격이 큰 역전패였다.
하지만 하루 만에 삼성과 LG의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삼성과 LG의 3연전 두 번째 경기가 열린 28일 잠실구장. 전날 삼성 마무리 임창용이 울었다면, 이날은 LG 마무리 봉중근이 울었다. 봉중근은 ⅓이닝 3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삼성은 LG를 7-4로 꺾고, 29승1무14패로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2위 NC와 여전히 3.5경기 차다.
8회초 2-4로 뒤진 삼성의 공격. 이동현을 상대로 박한이가 유격수 땅볼, 채태인이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그리고 8회 종료까지 아웃카운트가 하나 남은 상황에서 LG 마운드에는 봉중근이 일찍 올라왔다. 봉중근은 16경기에서 9세이브 평균자책점 1.42를 기록 중이었다.
하지만 최형우가 봉중근에게 2루타를 뽑아내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어 박석민이 볼넷을 골라내며 순식간에 2사 1, 2루 찬스가 만들어졌다.
타석에는 '국민타자' 이승엽. 앞선 세 타석 모두 범타로 물러났던 이승엽이 결국 봉중근을 울렸다. 이승엽은 봉중근의 7구째 143km 직구를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기는 3점포를 날렸다. 5-4, 삼성의 역전이었다.
리드를 잡은 삼성은 곧바로 필승조를 가동했다. 8회말 LG 공격을 안지만-차우찬이 틀어막았다. 이어진 9회초 공격에서는 박한이, 채태인의 연속 적시타로 2점을 추가했다.
그리고 3점 차 리드로 들어간 9회말. 전날 눈물을 흘렸던 임창용이 다시 마운드에 올라왔다. 임창용은 오지환을 우익수 플라이, 정의윤을 2루 땅볼로 잡은 뒤 손주인에게 볼넷, 이병규(7)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조쉬 벨을 유격수 플라이로 돌려세우며 전날 구겼던 자존심을 다시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