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바드 나이지리아 국방참모총장은 26일(현지시간) 수도 아부자의 국방부로 행진해온 수 천명의 시위대에 피랍 소녀들의 위치를 확보했다고 말해 논란에 불을 댕겼다.
당장 수색 작업을 지원한 미국이 나이지리아군 당국의 발표를 믿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젠 사키 미 국무부 대변인은 27일 "그 발표를 뒷받침할 별도의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며 회의적 입장을 보였다고 AF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과 유럽의 당국자 5명에게 문의한 결과 "여학생들의 위치에 대한 믿을만한 정보를 확보하지 못했으며 나이지리아군의 주장도 의심스럽다"는 답을 들었다고 전했다.
나이지리아 내부에서도 다수가 군 발표를 믿지 않는 분위기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북부 지역의 한 관료는 WSJ에 "그렇게 나서서 여학생들이 어디 있는지 안다고 하면 보코하람이 여학생들을 옮겨버릴 것"이라며 "체면 세우기를 위한, 전략적이지 못한 발표"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군과 대통령의 입장이 엇박자를 내면서 여학생 구조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군은 여학생들의 소재를 알아냈어도 곧바로 병력을 투입할 수는 없다면서 협상을 통한 해결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반면 조너선 굿럭 대통령은 체포된 대원과 여학생들을 맞바꾸자는 보코하람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인권활동가들에 따르면 일주일 전 수감 대원과 여학생 교환 협상이 이뤄졌지만 대통령의 입장이 강경해 무위로 돌아갔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여학생들이 납치당한 보르노주(州) 치복시(市) 지역 지도자 포구 비트루스는 AP통신에 "군이 무력을 사용할 수 없다고 하면 협상을 하라는 것인데 대통령은 협상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군과 대통령이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이지리아군은 영국군과 합동으로 2012년 3월 서북부 소코토에서 보코하람에 납치된 영국인과 이탈리아인 구출 작전에 나섰다가 보코하람이 인질을 둘 다 살해해 버려 실패한 경험이 있다.
2003년부터 2007년까지 대통령을 지낸 올루세군 오바산조 전 대통령도 지난주말 보고하람 측과의 협상에 나서는 등 여학생들의 구조를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오바산조가 굿럭 대통령과 사이가 소원한 터라 협상의 대표성을 확보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게다가 오바산조는 굿럭 대통령과는 달리 납치된 여학생과 체포된 보코하람 대원의 맞교환에 찬성하는 입장이라고 AFP통신은 지적했다.